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일인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은 체포영장 재집행을 저지하려는 시위대로 가득 찼다. 이날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영장 집행을 경찰에 넘기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지자들은 “이겼다”며 일제히 환호했다. 반면 윤 대통령 반대 시위자들 사이에선 “공수처 수사 의지가 의심된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이날 오전 7시 서울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부터 관저 입구 인근 한남초까지 약 600m 거리에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 수천명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이들은 “윤 대통령을 지키자” “공수처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기현·유상범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30여명도 관저 앞에 집결해 체포영장 집행 포기를 요구했다.
오전 8시쯤 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업무를 넘기겠다’는 공문을 경찰에 보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현장은 축제 분위기가 됐다. 지지자들은 “공수처가 우리 앞에 무릎을 꿇었다”며 환호했다. 다만 “재집행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윤 대통령 호위무사 노릇을 하는 보수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은 “우리가 대통령을 지켰다”며 지지층 결집에 앞장섰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도 집회 연단에 올라 “공수처가 꼬랑지를 내리고 도망쳤다”며 “투쟁은 찬바람 속에도 당분간 계속돼야 한다”고 독려했다.
반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을 요구하는 시위대 사이에선 항의와 분노가 터져 나왔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 참가자 수십명은 관저 인근 일신홀 앞에서 담요를 두른 채 농성을 진행했다. 일부는 공수처가 재집행에 나서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체포영장 재집행을 촉구하며 밤샘 시위에 참여한 강윤주(36)씨는 “역사에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실망감을 표했다.
집회가 격해지면서 경찰관 폭행 사건도 연이어 발생했다. 경찰청은 지난 4~5일 이틀간 민주노총 집회에서 3건, 보수단체 신자유연대 집회에서 1건의 경찰관 폭행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불법 행위를 묵과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