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보다 더 사랑받는 OST, 주연 배우가 직접 부른다

입력 2025-01-06 18:46 수정 2025-01-06 21:29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사랑은 외나무 다리에서’, ‘옥씨부인전’(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은 주연을 맡은 배우들이 최근 직접 부른 OST를 발표해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스톤뮤직 엔터테인먼트, CJ ENM, SLL·코퍼스코리아 제공

성공한 드라마는 주제가 등 삽입곡의 인기도 높다. 주제가가 드라마 자체보다 오랫동안 기억되며 수십 년이 흘러도 사랑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엔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가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한국 드라마가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주연 배우가 부른 OST는 전 세계에서 K콘텐츠의 영향력을 높이는 데 공을 세우고 있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MBC 로맨스 스릴러물 ‘지금 거신 전화는’(지거전)은 지난 4일 종영하면서 여섯 번 째 OST를 공개했다. OST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건 배우 유연석이다. 유연석은 드라마에서 정치 명문가 출신의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완벽한 외모와 능력을 가진 백사언을 연기했다.

아내 홍희주(채수빈)를 향한 백사언의 순애보가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면서 유연석이 부른 곡도 드라마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앞서 공개된 ‘지거전’의 OST 중 그룹 비투비 멤버 임현식이 부른 ‘씨 더 라이트’는 지난 4일자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 10위를 기록하는 등 해외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달 말 종영한 tvN 드라마 ‘사랑은 외나무 다리에서’에선 훈훈한 체육과 교생 공문수를 연기한 배우 이시우가 드라마 OST 수록곡 ‘테이크 오프’를 불렀다. 이시우는 지난해 tvN 단막극 시리즈인 ‘오프닝 2024’의 ‘고물상 미란이’에 출연했을 때도 OST에 참여했다. 아산 백호 역으로 출연한 쿠팡플레이 시리즈 ‘소년시대’(2023)의 OST를 커버한 영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JTBC 사극 ‘옥씨부인전’은 임지연의 상대역인 남자 주인공 천승휘 역을 맡은 배우 추영우가 걸그룹 있지의 멤버 리아와 함께 OST ‘우리 다시 헤어지는 일은 없기로 해요’를 불렀다. 추영우는 극중 타고난 예술성을 지닌 전기수로 등장하는 데다 옥태영(임지연)과의 사랑 이야기와 노래의 내용이 겹치며 캐릭터와 일체감을 선사했다.

지난해 최고의 화제작 ‘선재 업고 튀어’는 극중에서 그룹 이클립스의 멤버인 주인공 선재(변우석)가 부른 곡들이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 머물며 종영 후에도 드라마 인기를 지속시켰다. ‘눈물의 여왕’의 김수현, ‘엄마 친구 아들’의 정해인도 드라마 종영과 함께 OST를 발매했다.

과거엔 가수와 배우를 겸업하는 연기자들이 드라마에 출연해 주제가를 부르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요즘은 전업 배우가 연기도 하고 OST에도 참여하는 일이 많다. 뮤지컬 등 무대 연기와 매체 연기를 함께 하는 배우도 늘어나는 추세이고, 배우를 준비하면서 연기와 보컬 트레이닝을 함께 받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6일 “전 세계의 K드라마 팬들이 작품을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이해도가 갈수록 깊어지면서 방송을 보는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관을 즐기고 있다”며 “배우가 부르는 OST는 드라마 속 캐릭터가 하는 이야기인 동시에 배우가 팬들에게 보내는 선물이기도 하다. OST를 통해 드라마를 넘나들며 세계관이 확장되는 효과가 생긴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