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정부 지원과 애국 소비를 등에 업고 본토와 해외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화웨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업에 공을 들이며 세계 스마트폰 매출 1위 애플의 중국 내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한국 지사를 설립해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정보통신기술원(CAICT)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1~11월 중국 내 해외 업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총 4200만대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해외 업체명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중국에서 팔리는 외산 스마트폰은 대부분 애플 제품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애플의 중국 내 프리미엄 스마트폰(대당 가격 600달러 이상) 출하량 점유율은 52%로 1위지만, 연간 성장률은 -5%였다. 반면 같은기간 화웨이의 점유율은 33%였지만 34% 성장했다.
화웨이의 약진으로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가 지난 2023년 9월 출시한 폴드폰 ‘메이트 X5’ 판매는 순항 중이며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두 번 접는 트리플 폴드폰도 이목을 끌었다. 화웨이의 잇단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는 중국인의 애국 소비를 부추겼다.
수세에 몰린 애플은 중국에서 최신 제품 할인에 나서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애플은 이달 4~7일 아이폰 16 시리즈를 400~500위안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고급 브랜드를 자처하는 애플이 할인 행사를 하는 건 이례적이다. 올해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워치 구매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과 화웨이의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중국 기업은 해외 시장으로도 발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날 한국 지사를 연 샤오미는 오는 15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 웨어러블, TV, 로봇청소기, 보조 배터리 등 신제품을 선보인다. 샤오미는 최신 스마트폰 모델 ‘샤오미 14T’와 ‘레드미노트 14’를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샤오미 14T는 해외 온라인몰에서 50만~60만원, 레드미노트 14는 3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저장 용량 256GB 기준). 국내 시장에서 샤오미 제품은 준프리미엄,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샤오미 로봇청소기, 웨어러블 제품이 적잖은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스마트폰 시장 도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