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 한·일전’ 쇼군이 웃었다

입력 2025-01-07 02:03
‘쇼군’에 출연한 배우 코스모 자비스, 사와이 안나, 사나다 히로유키, 아사노 다다노부(왼쪽부터)가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쇼군’은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4관왕을 차지했다. AP연합뉴스

작품 공개도 전부터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라 주목을 받았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오징어 게임2)의 수상이 불발됐다. 시즌2는 시즌3와 연결되는 이야기로 시즌 자체로서 완결성을 갖지 못했던 탓에 애초 수상 기대가 높지 않았다.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드라마 부문 작품상은 ‘쇼군’에 돌아갔다. 디즈니 산하의 케이블 채널인 FX가 제작한 ‘쇼군’은 지난해 에미상에서 18관왕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데 이어 이날 골든글로브에서도 4관왕에 올랐다. TV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후보에 오른 4개 부문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한 것이다. ‘쇼군’은 17세기 초 일본의 정치적 음모를 다룬 제임스 클라벨의 동명 역사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대사 대부분이 일본어로 촬영됐다.

방송 콘텐츠 업계에선 애초 ‘오징어 게임2’의 수상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았다. 신선한 소재와 이야기로 평단과 대중을 사로잡았던 ‘오징어 게임’ 시즌1(2021)이 선사했던 충격을 시즌2가 재현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시즌2는 전작보다 아쉽다는 평을 듣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황동혁 감독조차 앞서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골든글로브 수상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었다. 그는 “한 호흡으로 썼던 것을 시즌2, 3으로 나눌 때부터 수상 기대는 접었다. (시즌2로는) 완결이 나지 않고, 메시지가 다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라며 “후보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놀랐고, 기라성 같은 미국 작품들 가운데 6개 안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오징어 게임’ 시즌3가 공개되는 만큼 내년 골든글로브를 노려보는 건 가능하다. 황 감독은 “시즌3에 제가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의 결말이 난다”며 “(수상을) 노려본다면 시즌3로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