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맨해튼 상업지구에서 5일(현지시간) 혼잡통행료 징수가 시작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시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이날 0시를 기해 맨해튼 60번 도로 이남 상업지구로 진입하는 차량에 대해 최대 9달러(1만3000원)의 통행료를 부과했다. 맨해튼 상업지구는 타임스스퀘어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등 뉴욕의 명소가 즐비한 곳이다. 혼잡통행료는 뉴욕 내에서 맨해튼을 연결하는 다리·터널 이용료와는 별도로 부과된다.
미국에서 혼잡통행료가 부과되는 것은 맨해튼이 처음이다. 요금은 카메라로 차량 번호판을 조회하는 방식의 전자 통행료 징수 시스템인 ‘이지패스’를 통해 자동으로 청구된다. 이지패스 장비를 장착하지 않은 차량 소유주는 우편으로 청구서를 받게 되는데, 이 경우 요금은 최대 13.5달러까지 늘어난다.
인근 뉴저지주에서 맨해튼 상업지구로 출퇴근하는 차량 운전자의 경우 허드슨강을 통과하는 터널 이용료에 혼잡통행료까지 더해 매번 22달러를 지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운전자들은 혼잡통행료 징수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NYT는 “차량 번호판에 테이프를 붙이거나 진흙·새똥을 묻히는 방법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노 리버 MTA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구급차나 대중교통이 도로에 갇히는 맨해튼의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것이 혼잡통행료를 부과하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뉴욕시는 혼잡통행료 징수를 통해 150억 달러(22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금은 지하철 등 노후화된 대중교통 시설 보수에 사용될 예정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