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저성장’ 늪에 빠진 韓경제… 대규모 추경 편성 절실

입력 2025-01-05 18:46 수정 2025-01-05 18:49

올해 ‘1%대 저성장’이 가시화되면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현재 거론되는 규모로는 충분한 내수 진작 효과를 얻기 어려워 보다 큰 규모로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수출마저 올해는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정부는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을 맞는 올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1.5%에 그쳐 지난해(8.2%)를 한참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내수 진작을 위한 추경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2일 “조기집행에 집중하고 추경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조기집행과는 또 다른 내수 동력이 하반기엔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10조~20조원 수준의 추경이 편성된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이 정도 규모로 큰 효과를 보긴 어렵다. 앞서 국회 예산정책처가 2018~2020년 편성된 추경안을 분석한 결과 해당 기간 기대 효과가 가장 컸던 추경은 35조3000억원 규모의 2020년 3차 추경이었다. 예정처는 이 추경 편성으로 당해 성장률이 0.223~0.236% 포인트 상승한다고 봤다. 이듬해에도 0.356~0.357% 포인트의 제고 효과가 이어진다고 예측했다. 실제 집행 시기가 2020년 하반기인 점을 고려해서다.

반대로 이보다 규모가 작은 추경안은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다. 7조6000억원이 편성된 그해 2차 추경안은 성장률 제고 예상치가 약 0.097~0.114% 포인트 수준에 그쳤다. 예정처는 같은 해 1차 추경안도 11조7000억원을 투입해 성장률을 0.154~0.166% 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대체로 10조원 규모의 추경은 성장률을 약 0.1~2% 포인트 높이는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 예측대로 10조~20조원 수준의 추경안을 편성하더라도 올해 성장률이 2% 초반을 넘기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예산안이 야당 단독 감액안으로 통과된 만큼 정부가 추경을 넉넉히 편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예산안은 필요한 부분을 충분히 증액하지 못한 만큼 추경 규모를 더 크게 잡아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정부도 ‘건전 재정’ 논리를 벗어나 적극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