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네함머(사진) 오스트리아 총리가 4일(현지시간) 극우 정당을 배제한 중도 좌·우파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자 사의를 표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중도 우파 국민당 소속 네함머 총리는 이날 엑스에서 “유감스럽게도 오늘 협상이 끝났다”며 “가까운 시일 내 총리와 국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질서 있는 이양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핵심 사안을 두고 합의가 불가능했다”며 협상 실패의 책임을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에 돌렸다. 이에 안드레아스 바블러 사민당 대표는 “협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협상 종료는) 나라를 위해 좋은 결정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9월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나치 계열 극우 정당인 자유당이 득표율 28.8%로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나머지 주요 정당들은 자유당과의 협력을 거부했다. 국민당과 사민당, 진보 정당 네오스가 자유당을 제외한 연정을 추진했으나 전날 네오스가 협상 중단을 선언했고 국민당과 사민당 간 협상마저 결렬됐다. 베아테 마인틀-라이징거 네오스 대표는 협상 결렬 이유로 예산안과 세제 개혁안을 꼽으며 “양당은 협상하는 방법을 잊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사민당은 재정 적자 해소를 위해 부자 증세를 주장했지만 국민당은 추가 증세에 반대했다.
극우 정당이 득세하는 가운데 기존 정당들이 협력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유럽 여러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조기 총선이 실시될 경우 자유당이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유당 지지율은 35%로 지난 총선 득표율보다 6% 포인트 올랐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