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반등 시작하는데… 동학개미는 ‘엑소더스’

입력 2025-01-07 00:00
국민일보DB

중국 증시 반등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펀드에서 돈을 빼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미·중 분쟁이 다시 심화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되는 중국 투자 펀드 197개의 순자산은 7조8202억원(2일 기준)으로 최근 6개월간 1조1918억원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기간 중국주식 펀드 수익률은 22.39%다. 양호한 수익률이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오랜 기간 중국 증시가 부진을 겪어왔던 만큼 차익을 실현하려는 욕구도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오는 20일 취임을 앞두고 이를 경계하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 압박은 1분기 중국 증시의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이후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그는 과거 재임 시절(2017년 1월 20일~2021년 1월 20일) 중국산 제품 관세를 기존 3.8%에서 19.3%로 인상하면서 미·중 무역갈등을 촉발했다.

부동산 건설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 경기 침체가 오랜 기간 지속하고 있는 것도 투자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유동성 공급과 내수 진작, 수출 지원 등 경기 부양책을 내세우면서 ‘5% 안팎’ 성장률 목표 달성에 힘을 기울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31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신년 차담회 연설에서 지난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 안팎’이 달성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성공했다는 메시지이지만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다.

중국은 오는 3월 열리는 최대 연례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목표와 이를 뒷받침하는 부양책 등을 공개한다. 여기서 나오는 부양책의 규모와 구체성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투자 자금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당국이 올해 경기부양책 강화 차원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3조 위안(약 598조2000억원) 상당의 특별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