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다녔던 경기도 의정부 성암교회에서 태국인 예배를 시작하기 전까지 선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1999년 교회에서 첫 태국 단기선교를 다녀온 이찬영 목사님과 청년들을 통해 태국인 예배가 시작됐다.
태국인들을 공장에서 교회로 픽업해줄 차량 지원자가 필요하다는 말에 한두 번 도와줄 생각만 했는데 그것이 태국 선교의 시작이 될 줄이야.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내 결정이 아닌 주님의 부르심이었다. 빵도 아닌 찹쌀밥을 맨손으로 훅 떼어내 튀긴 돼지고기와 함께 내 손에 쥐여준 손길에 푹 빠져들었다.
그 시작으로 8년간 태국인들과 태국인 예배를 섬겼다. 한국에서의 어려운 삶 가운데 믿음을 가진 뒤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는 태국인들의 고백을 들었다. 2010년 총회세계선교회(GMS)의 파송 선교사로 태국에 들어갔다.
한국에서 교제했던 태국인 성도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을 마음에 품고 태국 동북부 우돈타니로 왔다. 동북쪽 지역은 태국어로 ‘이싼(Isan)’으로 불린다. 마을 이름을 따서 넝싸이 마을 교회를 시작했다. 처음 시작할 때 많은 눈물과 고비가 있었지만,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감당할 수 있었다.
교회 사역 7년 후 선교사는 선교의 접촉점이 돼야 하고 현지인들에게 모든 것을 이양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도 중 이용웅 선교사님이 한국에서 목회하시는 경기도 의정부 팔로우쉽 태국인교회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싼타나 말라씨 전도사에게 넝싸이 교회 사역을 이양하기로 했다.
싼타나 전도사는 한국에서 하나님을 믿게 된 태국인 근로자 출신으로 찬양 인도자와 전도사로 잘 훈련받은 이였다. 싼타나 전도사와 같이 사역하며 비전을 나눴다. 5년의 준비 시간을 거친 뒤 재정과 교회 운영의 전반적 부분이 온전히 그들의 손에서 자립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나님이 세워 주신 넝싸이 교회의 온전한 자립과 성장을 위해 사역자와 성도들과 함께 비전을 세우고 기도하며 교회 건축을 시작했다. 3년 전 본국으로 돌아온 성도들의 삶을 조사할 기회가 있었다. 다행히 많은 사람이 신앙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몇몇 사람은 일부러 연락을 피하기도 했다. 가족과 사회, 문화의 압박으로 신앙을 잃어버리거나 외롭게 믿음을 지켜가는 이도 있었다. 그들을 함께 품으며 교회 건축을 시작했다. 건축을 시작한 지 3년이 됐지만, 아직 30%의 공정이 진행됐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꿈꾸는 자의 기도를 이루심을 믿는다.
2020년 메콩 강가를 따라 3시간 더 가야 하는 태국 북동부의 한 지역에 두 번째 교회를 개척했다. 지금 그곳도 현지인 사역자 이양과 자립을 시작하고 있다. 이들과 살아가는 선교사의 삶이 너무나 큰 감사이고 큰 은혜이고 기쁨임을 고백한다. 모든 일을 하나님이 하셨고 하나님이 이루고 계신다.
우돈타니(태국)=글·사진 한석원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