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북·러 1개 대대 전멸시켜”… 더 격렬해진 새해 전장

입력 2025-01-06 00:00
우크라이나 폭발물 처리 요원들이 4일(현지시간) 키이우 북쪽 체르니히우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주택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을 포함한 1개 대대를 이틀 만에 전멸시켰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에서 “쿠르스크주 마흐놉카 마을에서 전투가 벌어졌다”며 “이곳에서 지난 3일부터 이틀간 북한군 보병과 러시아 공수부대로 구성된 1개 대대가 전멸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군에 의미 있는 전과”라고 말했다. 다만 1개 대대의 정확한 규모와 북한군의 비중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로이터는 “대대가 일반적으로 수백명 단위의 병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현재의 전선에서 교전 중단’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격전을 벌이고 있다. RBC우크라이나통신은 “최근 이틀간 러시아군의 병력 손실이 151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루한스크(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나디야 마을을 추가로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를 둘러싼 공세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종군 기자들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에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한 고속도로에서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의 프리랜서 종군 기자 알렉산드르 마르테미야노프가 군용 드론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며 “우리 기자 2명을 포함한 다른 언론인 5명도 다쳤다”고 보도했다.

북한군의 경우 병력 대부분이 쿠르스크에서 인해전술 방식의 돌격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러시아 파병 북한군 규모는 1만2000여명으로 추산되며 지난해 11월 5일 우크라이나군과 처음 전투한 것으로 보고됐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 확전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11월 러시아 본토에 처음으로 발사한 미국산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공격도 재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에서 제공받은 에이태큼스를 벨고로드주에 발사했지만 모두 격추됐다”고 밝혔다.

벨고로드는 쿠르스크 남쪽에 있는 러시아 서부 영토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정권의 행동에 보복할 것”이라며 극초음속미사일로 키이우를 공격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