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책임져온 토니 블링컨(사진) 국무장관이 퇴임을 앞두고 “훨씬 더 강력해진 미국을 (차기 행정부에) 넘겨준다”고 자평했다.
블링컨 장관은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었고 100년 만에 최악의 공중보건 위기를 물려받았다. 나라는 분열됐고 적대국들은 미국이 피할 수 없는 쇠퇴에 처해 있다고 인식했다”면서 “지난 4년 동안 우리는 경제와 보건위기를 극복하고 훨씬 더 강력한 위치에 있는 미국을 넘겨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링컨은 동맹과의 파트너십에 대한 투자가 미국을 더 강력하게 만들었다며 중국 문제를 한 예로 들었다. 그는 “우리가 취임했을 때 유럽연합(EU)은 중국과 주요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 직전이었다. 다른 많은 나라들도 중국을 향해 헤징(위험 회피)을 하고 있었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뒤집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접근한 방식은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중국의 경제 관행을 다룰 때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라며 “우리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지만 유럽 국가들, 아시아·태평양의 주요 동맹국들과 연결하면 세계 GDP의 40, 50, 60%가 된다. 이는 중국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블링컨은 3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세계에 덜 관여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비전을 미국인들이 받아들인 게 아니냐는 NYT 의 질문에는 미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세계는 나쁜 것들로 가득 찬 진공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가 테이블에 있을 때 해결책에 도달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대부분의 미국인들과 세계는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