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건강] 신체·정신이 건강한 노년 생활… 잘 먹고 운동하고 잘 자라

입력 2025-01-07 00:00
노년의 여성이 러닝머신을 뛰며 운동하는 모습. 노년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잡힌 식생활, 질 좋은 수면 등을 꾸준히 실천할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균형 잡힌 식사, 신체의 균형 도와
규칙적 운동, 통증·질병 위험 낮춰
적정 체중 유지·건강검진도 필수

준비 없이 맞은 초고령 사회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미 노년기에 들어섰거나 앞두고 있는 개개인이 느끼는 불안과 위기감은 더할 것이다. 무엇보다 신체와 정신이 건강해야 위기를 넘길 수 있다. 새해를 맞아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인 강재헌(사진) 강북삼성병원 교수가 권고하는 노년 건강 유지 수칙 5가지를 살펴본다.


① 균형 잡힌 식생활

건강한 식사는 근육을 유지하고 뼈를 강화해 독립적인 생활과 신체 균형을 돕는다. 다양한 채소와 과일, 알곡, 불포화지방 및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는 면역력을 높이고 심장질환, 고혈압, 비만, 당뇨병, 뇌졸중, 일부 암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 단백질·탄수화물·지방·비타민·무기질·칼슘 등 여러 영양소가 빠짐없이 골고루 들어있는 식사를 말한다.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는 줄여야 한다. 육류 등 동물성 식품에 많이 든 포화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증가시키고 콜레스테롤의 과잉 섭취는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해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 섬유소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 잡곡밥 곡류 콩 등에 많은 섬유소 섭취를 늘리면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에 효과적이다.

소금 성분인 나트륨 섭취는 줄여야 한다. 나트륨을 과잉 섭취하면 고혈압, 뇌출혈 및 위암의 위험성이 커진다. 술을 자제해야 한다. 과음이나 빈번한 음주는 급성 또는 만성적으로 건강에 피해를 준다. 적정량의 칼슘 섭취도 필요하다. 칼슘이 부족하면 골다공증이 생기거나 악화할 가능성이 증가한다.

② 신체 활동 늘리기

운동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여주고 평형 감각을 높여 낙상 위험을 낮춘다. 숙면을 돕고 우울감을 감소시킨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장수할 뿐만 아니라 장애나 통증, 질병 없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 강 교수는 6일 “노인들은 건강과 체력의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운동의 종류, 강도, 지속 시간, 빈도를 결정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운동 종목은 정형외과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관절에 충격이 크거나 격렬한 동작이 요구되는 종목은 다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운동은 쉽고 편하게 할 수 있으며 즐거움이 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노년기에는 걷기, 실내 자전거, 수중 운동, 수영, 스태퍼 등이 권장된다.

최근 연구에서 근력과 근지구력이 향상되면 노인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근력 운동을 할 때는 주요 근육을 사용하고 적어도 48시간 이상 휴식 시간을 두고 주 2회 이상 권장된다. 한 번에 20~30분은 해 줘야 한다. 모든 관절의 운동 반경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노인들의 근골격계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유연성 유지를 위해 스트레칭을 최소 주 3회 이상(가능하면 매일)하는 것도 좋다. 스트레칭은 통증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가벼운 불편감이 느껴질 정도가 적당하다.

운동한 다음에 근육이나 관절이 쑤신다면 운동이 과했다고 봐야 한다. 다음에는 강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그래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운동하다가 가슴에 통증·압박감이 느껴지거나 숨이 과도하게 찰 경우, 어지럽거나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의사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③ 적정 체중 유지하기

비만한 노인은 심혈관질환 및 일부 암의 위험이 증가하며 여러 관련 질환으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체중 조절을 피해서는 안 된다. 비만 노인에 있어서 적극적인 식사 조절과 운동은 3∼4㎏의 체중 감량을 가져올 수 있다. 이 정도만으로도 혈당과 혈압 조절, 심혈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다리 관절염이 있는 비만 노인은 신체 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 강 교수는 “노인의 체중 감량은 골량의 감소를 막기 위한 조치가 동반돼야 한다. 불균형한 영양 섭취 및 영양분의 부족이 노인에게선 흔하지만 발견되기 어렵기 때문에 식사 조절 시 이런 사항들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체 활동의 증가는 만성질환, 감각 및 기능 저하 정도에 따라 개개인에 맞춰 진행돼야 한다.

비만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가 저체중이다. 노년기 저체중은 원인을 찾아 그에 맞게 조처해야 한다. 식사는 꼬박꼬박 하지만 반찬이 열량 적은 나물 김치 콩나물국 등 채소 위주이고 고기나 기름진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땐 육류 두부 등푸른생선 등을 좀 더 먹도록 하고 우유 미숫가루 같은 간식을 챙기면 체중을 늘릴 수 있다. 식욕이 별로 없어 식사를 자주 거르고 소식을 하며 어쩌다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을 먹거나 과식하면 고생하는 경우엔 우선 내시경 등 위장 검사로 질병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 다음 끼니마다 시간을 지켜 조금씩 양을 늘려서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요한 경우 병원에서 위장 기능 개선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도 도움 된다.

④ 숙면

만성 피로나 교통사고의 상당 부분은 수면 문제에서 기인한다. 최근엔 잠이 부족하거나 수면 시간이 불규칙할 경우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선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야 한다. 불면증이 있으면 낮잠으로 피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수면 리듬을 깨기 때문에 되레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커피 차 등 카페인 함유 음료나 음주를 되도록 피한다. 술로 잠을 청하는 경우 장기적으로 불면증을 악화시킨다.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최적의 수면 환경도 중요하다. 침대 베개 등 침구가 편안한지 침실이 너무 덥거나 춥지 않은지 환기는 잘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빛이 새어들지 않게 충분히 어두운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⑤ 건강검진

의학의 발전과 정기검진 수진자 수가 늘면서 국민의 평균 수명은 꾸준히 늘고 있다. 주치의를 정해 매년 자신에게 꼭 필요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은 실질적으로 건강에 도움 되는 장수 비법 중 하나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