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몰린 휴머노이드 로봇… 새해 첫날부터 상한가

입력 2025-01-02 18:44 수정 2025-01-03 00:06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증시 개장일인 2일 로봇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1일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연결기준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하는 등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낙점하면서 관련주에 투자금이 몰렸다. 지난해 증시 침체에 마땅한 주도주를 찾지 못했던 투자금이 삼성전자의 행보에 기대감을 걸어보는 흐름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로봇 기업이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는 등 동반 급등했다.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는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외국인과 개인이 동반 순매수하면서 전 거래일보다 29.69% 오른 21만1000원에 개장해 단 2분 만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기업이다. 국내에서 인간 신체를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역량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휴머노이드 로봇은 현대차가 2020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가 공중제비를 도는 모습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1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일부를 인수한 이후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투자 배경을 미래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력 확보라고 밝히면서 시장 전반의 기대를 끌어 올렸다.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테슬라 ‘옵티머스’ 사례처럼 자체 생산라인에 활용하거나 가전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상한가에 또 다른 로봇 기업인 하이젠알앤엠(30.00%) 에스비비테크(30.00%) 이랜시스(29.82%) 두산로보틱스(28.11%) 등 대부분의 기업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02% 하락한 2398.94에 마감했지만, 코스닥은 1.24% 오른 686.63에 마감했다. 이날 급등한 로봇주가 두산로보틱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코스닥에 상장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2일 마감한 코스피, 코스닥 지수와 장중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02% 하락한 2398.94에 마감했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9원 내린 1466.6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뉴시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들은 휴머노이드 시장의 급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23년 24억3000만달러(약 3조5600억원)였던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45.5%를 기록해 660억달러(96조84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다만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미국 테슬라나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개발 속도가 더딘 것으로 평가받는 것은 주가 측면에서 위험 요인이다. 중국 화웨이의 경우 올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15년 미국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우승한 기술력을 보유 중이지만 그 이후 관련한 제품 출시나 적극적인 행보가 없었다”며 “올해 초 공개될 차세대 휴머노이드의 기술적 완성도가 어느 수준이냐에 따라 향후 주가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