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지연’ 막힌 국힘, 이재명에 화살… “법원, 李 선고 서둘러야”

입력 2025-01-03 03:11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국민의힘은 2일 새해 첫 공식 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에 대한 사법부의 신속한 판결을 주문했다. 헌법재판소가 ‘8인 체제’가 되면서 헌법재판관 임명 저지 전략이 사실상 효과가 없어지자 화살을 다시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부각으로 돌리는 모양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새해 대한민국의 최우선 과제는 국정 안정”이라며 “국정 안정에는 사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법부는 이 대표와 민주당의 각종 비리 범죄에 대한 재판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특히 “사법부는 이 대표의 온갖 재판 지연 전술을 허용해주면서 기소 후 6개월 안에 끝나야 할 공직선거법 1심 재판을 무려 2년2개월 만에 마쳤다”며 “이제 공직선거법 2심 판결은 (선거법상 규정대로) 반드시 2월 15일 안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의 주요 재판 사례를 열거하면서 “사법부는 그동안 이재명에게 유독 너그러운 판결을 내려왔다는 지적을 겸허히 새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윤석열 대통령의 영장심사는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이 대표 재판은 지연시킨다면 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반드시 사법부가 대한민국 헌정질서의 중심을 잡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은 “지금 대한민국은 ‘이재명이냐, 탈이재명이냐’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지금 보수가 할 일은 탄핵심판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절차를 논의하고, 인용이든 기각이든 각각의 경우에 따라 한국 정치의 탈이재명화를 이룰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여전히 강한 유감을 표하면서도 추가적인 대응은 하지 않기로 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그 부분(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서는 역사적 평가와 책임이 있을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여당으로서 국정을 수습해야 하고, 두 가지 메시지가 충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 결정에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양가적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의 집단 사의 표명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고 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전날 “대통령실도 그렇고, 총리실도 그렇고, 내각도 그렇고, 각자가 국정 안정을 위해 뭐가 필요한지에 대해 잘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결정하고 행동해 나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