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 트럭 돌진 테러범은 ‘IS 추종’ 軍 출신 미국인

입력 2025-01-02 18:31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중심가인 프렌치쿼터 버번스트리트에서 1일(현지시간) 퇴역 군인 샴수드 딘 자바르(왼쪽 상단 작은 사진)의 트럭 돌진 테러가 발생한 뒤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중심가에서 새해 첫날 픽업트럭을 돌진시켜 수십명의 사상자를 낳은 사건의 용의자가 국제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깃발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당국은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공범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1일(현지시간) “용의자는 42세의 샴수드 딘 자바르”라며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사살된 용의자 자바르는 퇴역 육군으로 루이지애나주 서쪽에 인접한 텍사스주 출신의 미국 시민으로 파악됐다. 그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육군에서 복무했고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되기도 했다. 군 복무 시절 정보·인사 분야에서 근무했는데 여러 훈장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비군으로 5년 더 복무한 뒤 2020년 제대했고, 이후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했다.

자바르가 운전한 픽업트럭에서 IS 깃발이 발견되면서 IS가 이번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사 당국도 이번 사건이 단독 범행이 아닌 공모된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누구도 섣불리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면서도 “(용의자가) 소셜미디어에 IS의 영향, 특히 살인에 대한 열망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동영상을 게시했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자바르는 범행 당일 오전 소셜미디어에 녹화 영상 여러 개를 올렸는데, 이 중 한 영상에서 IS에 합류하라고 이야기하는 꿈을 여러 번 꿨다고 말했다.

AP통신은 “FBI 관계자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국제 테러 위협이 높아졌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미국 관리들은 가자지구 전쟁, 중앙아시아의 불안이 급진화된 소규모 그룹과 ‘외로운 늑대’ 테러리스트의 형태로 미국에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고 전했다.

트럭에선 IS 깃발과 함께 사제 급조 폭발물(IED)도 발견됐다. 현장 주변에도 사제 폭발물로 의심되는 장치가 있었다.

사건이 벌어진 뉴올리언스 프렌치쿼터는 미시시피강을 끼고 있는 관광 중심지다. 자바르는 이날 새벽 3시15분쯤 렌트한 픽업트럭을 타고 프렌치쿼터 버번스트리트에 모인 군중 속으로 돌진했다. 이 사건으로 현재까지 15명이 숨졌고 35명 이상이 다쳤다. 자바르는 트럭에서 내려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됐는데, 이 과정에서 경찰 2명도 부상을 입었다. 이날 프렌치쿼터에는 새해맞이 행사 관람객에다 인근 슈퍼돔의 대학 미식축구 슈거볼 플레이오프 관람객까지 몰렸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트럼프호텔 앞에서 폭발해 화염에 휩싸인 테슬라 사이버트럭. 로이터연합뉴스

뉴올리언스 트럭 돌진 테러가 발생한 지 몇 시간 만에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트럼프 호텔 앞에서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폭발해 운전자 1명이 숨지고 주변에 있던 7명이 다쳤다. 수사 당국은 이 두 사건이 연관됐을 수 있다고 보고 테러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경찰국의 케빈 맥마힐 보안관은 “(테슬라의) 사이버트럭과 트럼프 호텔, 이런 대목에서 확실히 많은 의문점이 있다. 앞으로 이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엑스에서 “테러 행위로 보인다”며 “해당 사이버트럭과 뉴올리언스의 픽업트럭 자살폭탄은 모두 투로(렌터카 서비스)에서 빌렸다. 아마 두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든 연관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