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시무식 생략 ‘조용한 새해’

입력 2025-01-03 01:02

국내 주요 기업들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 따른 국가 애도 기간을 고려해 시무식을 생략하며 조용히 새해를 열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 임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무식 행사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무식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2일 밝혔다. 국가 애도 기간임을 고려해 부회장 명의의 신년사를 사내 메일로 전하는 것으로 시무식을 갈음했다. 지난해에는 축하 공연과 시상식 등으로 시무식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대외 여건상 열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현대차그룹은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3일 예정된 신년회를 6일로 연기했다. 이번 참사에 기아 광주공장 직원 2명과 기아 타이거즈 홍보팀 직원 1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매년 열리는 신년회는 정의선 회장과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새해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다. 포스코그룹도 이날 예정됐던 시무식을 취소하고 회장 명의 신년사만 발표했다.

시무식을 진행한 기업들도 행사를 최소화하며 조용히 신년 업무를 시작했다. 한화그룹은 시무식 개념의 신년하례회를 차분한 분위기 속에 개최했다. 효성은 시무식에서 참사를 애도하며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LS도 시무식을 축소하고 별도의 신년사는 내지 않았다. KT는 일부 임직원이 모여 시무식을 갖고 사내 방송으로 송출했다. 주요 기업들은 사업장에 조기를 걸고 추모 플래카드를 설치하는 등 추모에 동참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최소화된 시무식이 이제는 아예 생략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분위기”라며 “특히 올해는 국가 애도 기간인 만큼 조용히 한 해를 시작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심희정 한명오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