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협력사 채용 지원이 산업계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협력사의 직원 채용을 돕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자사 교육 프로그램을 협력사 직원들에게까지 개방하기도 한다. 하청업체가 확보하는 인재의 양과 질이 원청의 성과와도 직결한다는 이유에서다. 협력사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인지도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이를 크게 반기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9월부터 채용사이트 잡코리아에 협력사용 온라인 채용관을 개설, 운영 중이다. 협력사 인재 채용을 지원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HD현대 계열사 가운데 HD현대일렉트릭이 처음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협력사 채용관은 약 120개 협력사의 채용공고를 모아 보여준다. 잡코리아 홈페이지에 노출 중이며 현재 모두 44건의 채용공고가 올라와 있다. 협력사들이 잡코리아에 채용공고를 등록하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HD현대일렉트릭 협력회사 온라인 채용관’에 채용공고가 자동으로 노출된다. 각 협력사가 따로 채용을 진행할 때보다 구직자 대상 홍보 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
협력사용 온라인 채용관 개설 아이디어는 지난해 7월 사내 공모전에서 나왔다. HD현대일렉트릭의 한 협력사 직원이 ‘협력회사 지원제도 아이디어 공모전’에 제출한 관련 내용이 우수작에 선정됐다. 당시 조석 사장은 수상한 직원의 근무지를 직접 방문해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HD현대일렉트릭 측은 “협력 회사들이 좋은 인재를 영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LG전자, LG CNS 등도 잡코리아, 사람인 등에 유사한 형태의 협력사용 온라인 채용관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 채용관을 통한 협력사 지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로운 표준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대면 채용박람회 개최가 어려워지고 협력사의 주된 채용 방식이 수시 채용 위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2012년 시작된 현대차그룹의 협력사 채용박람회도 2020년부터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됐다.
대기업들은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중소 협력사들에 개방하기도 한다. 포스코, HD현대중공업, 삼성SDI 등은 고용노동부의 ‘대중소상생 아카데미’ 프로그램에 지난해부터 참여하고 있다. 기존에도 공동훈련 형태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교육·훈련을 지원했지만 이는 주로 단기로 이뤄졌다. 반면 대중소상생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40시간 이상의 장기훈련을 여러 단기과정으로 모듈화해 제공한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