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로 분류되지 않았던 울산 현대모비스가 올 시즌 프로농구 KBL의 ‘조용한 강자’로 떠올랐다. 매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가드 이우석의 활약에 에이스 부재라는 약점을 지워내면서 선두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KBL 역대 정규리그 최다우승 기록(7회)을 보유한 전통의 강호 현대모비스는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공수 효율을 높이는 농구를 펼친다. 큰 관심을 받지 않아도 꾸준히 중상위권 이상의 성적을 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지난 세 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KBL 레전드 양동근 코치가 2019-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리빌딩에 착수하면서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필요했다. 승부처에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해결사가 없다는 아쉬움도 컸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올 시즌 “어린 선수들의 활동량과 팀 조직력을 앞세워 정상에 서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최근 3연승을 달린 현대모비스는 2일 기준 17승 7패를 기록해 2위에 올라 있다. 1위 서울 SK(17승 6패)와는 0.5경기 차로 언제든 순위를 맞바꿀 수 있는 위치다.
특히 국가대표 가드로도 활약 중인 이우석의 성장이 도드라진다. 에이스 임무를 부여받은 이우석은 평균 12.3점 5.3리바운드 3.5어시스트 3점슛 2.2개 등을 기록하며 주요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그는 팀에 확실한 득점이 필요할 때 더 이상 주저하지 않는다. 이우석의 3점슛 시도 횟수(5.8개)는 지난 시즌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3점슛 성공률(37.1%)도 소폭 상승했다. 지난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선 SK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에 이어 2위에 올라 성장세를 인정받았다.
이우석은 서명진, 박무빈 등 20대 초중반으로 구성된 동료 선수들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박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41세의 리그 최고령 함지훈이 녹슬지 않은 어시스트와 스크린 능력 등을 바탕으로 팀에 헌신하며 신예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