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기독교인이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는 마음을 담아 현금 1500만원을 거리 기부함인 자선냄비 모금함에 몰래 넣고 갔다. 구세군대한본영(구세군·사령관 김병윤)은 한 여성 기부자가 지난달 29일 서울 경복궁역 내 구세군 자선냄비에 손편지(사진)와 함께 5만원권이 여러장 묶인 돈다발 세 뭉치를 집어넣고 갔다고 2일 밝혔다. 한 묶음에 500만원씩, 총 1500만원에 달하는 기부금이었다.
거금을 후원한 이는 구체적 신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돈다발과 함께 남긴 편지를 통해 그가 젊은 기독교인이라는 점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손편지에서 “30살 생일을 맞이해 기부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지난 30년 동안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아무 자격 없는 제가 넘치도록 받아왔다. 앞으로 남은 생은 제가 받아온 사랑을 나누며 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불안하고 갈등이 많은 이 시대에 가장 힘들게 사는 이들을 먼저 보살피는 따뜻한 사회가 되길 기도한다”며 자선냄비를 운영한 구세군에도 감사를 표했다. 구세군 관계자는 “무거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 따뜻한 마음이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세군은 11월 말부터 지난 연말까지 전국 316곳에서 자선냄비를 통해 모금 활동을 진행했다. 총 모금액은 이달 중순 집계된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