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끌 차세대 신앙 리더 키울 것” 기업이 리더십 교육 연다

입력 2025-01-06 03:09
백종만 와이피피 회장이 지난달 16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내 사옥에서 오는 3월 론칭하는 ‘글로벌 기독교 리더십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한 중소기업이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웨스트민스터신학교(총장 피터 A 릴백)와 함께 국내에 기독교 리더십 프로그램을 론칭한다. 전력 에너지 시스템 개발업체인 와이피피(YPP·회장 백종만 충현교회 장로)는 3월부터 정원 50명, 4개월 과정으로 ‘글로벌 기독교 리더십 프로그램(GCLP)’을 시작한다.

지난달 16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내 사옥에서 만난 백종만 와이피피 회장은 “현 한국 사회의 많은 어려움은 리더들이 신앙이 없거나 신앙이 있더라도 하나님의 사람으로 바로 서 있지 못해서”라며 “GCLP를 통해 신앙으로 무장된 차세대 리더들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우리가 교회에서 신앙 교육을 받지만 부족합니다. 교회에서 영성은 배우지만 그 영성만 갖고는 이 사회를 끌고 가기 쉽지 않습니다. 사회의 리더가 되려면 영성뿐만 아니라 야성도 필요합니다. GCLP는 영성과 야성을 함께 키웁니다.”

GCLP 교육 대상은 정치인 군인 법조인 연예인 목회자 등 각계각층의 차세대 크리스천 지도자들이다. 커리큘럼은 크게 신학, 크리스천 비즈니스, 미래시대 등 3개로 나뉜다. 신학은 릴백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총장, 한규삼 충현교회 목사, 홍세기 우간다 쿠미대학 총장이 기독교 세계관, 일터와 성경 등을 강의한다. 비즈니스에선 다양한 법적 문제, 크리스천 조직 운영 등을 다룬다. 미래시대는 인공지능과 이를 활용한 미래 세계, 전 아나운서를 통해 배우는 스피치 등이 포함돼 있다. 와이피피가 만든 교육법인 아르센아카데미가 운영한다.

와이피피는 세계 최초로 원자력 발전 시스템의 삼중 보호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전력 에너지 IT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이를 경영하는 백 회장은 교육사업과 전혀 상관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는 이미 전력 에너지 업계의 최고 기술 지도자 과정을 개설해 5000여명을 배출했다. 12년 전 ‘전력 계통 최고급 기술자 과정(PSAC)’을 만들어 국내 대기업은 물론 중국 대만 일본 중동 동남아의 기술자들을 교육했다.


“우리 직원들은 실력이 탁월합니다. 다른 회사의 스카우트 0순위이에요. 그러다 보니 사람을 키워 놓으면 대기업에서 다 끌어가는 거예요. 우린 사람만 키우고 늘 손해라고 생각했죠. 그때 하나님은 사람들을 제대로 가르쳐서 보내라고 하셨어요. 그게 이 나라를 위해서도 좋지 않겠냐고 하셔서 PSAC를 만들었습니다.”

GCLP 설립은 2년 전부터 기획했다고 했다. 백 장로는 충현교회 장로로 새벽기도를 하는 중에 이에 대한 비전을 받았다고 했다. 그때 하나님이 하신 말씀이 “최고 기술 지도자 과정으로 이 세상에 좋은 일을 했다면 이제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좋은 일, 차세대 지도자를 키워야 하지 않겠느냐”였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K-파워가 엄청납니다. 문화 기술 방산 대중문화까지 K만 들어가면 온 세상이 난리입니다. 우리 과정은 K리더십 교육입니다. 여기에서 1년에 100명씩 배출하면 10년이면 1000명의 리더가 나옵니다. 이들이 전 세계 열방에서 쓰임 받게 될 겁니다.”

4개월 과정을 마치면 수료식은 미국 필라델피아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진행된다. 릴백 총장은 3월 6일 입학예배에서 설교하고 ‘기독교 세계관’을 주제로 첫 강의를 시작한다.

백 회장은 “릴백 총장과의 만남도 하나님의 섭리”라면서 “2년 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지만 그날 마음이 통해 이후 일정을 취소하고 함께 GCLP 준비를 위한 기도회를 했다”고 했다.

GCLP는 차세대 리더 양성에 집중한다. “기존의 리더로 쓰임 받는 이들은 이미 여러 훈련을 거쳐 자기만의 세계가 있습니다. 이를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리더도 교육하되 차세대 리더를 발굴, 훈련을 통해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우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또 리더가 되려면 자기의 깊은 상처를 직면하고 치유하며 회복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GCLP는 교육만 하는 게 아니라 상담도 진행합니다.”

백 회장은 “와이피피는 하나의 기업인데 차세대 리더 교육을 위해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니 감사하고 GCLP를 통해 이 나라와 열방을 향해 하나님이 하실 일들을 기대한다”며 “이 일에 동참하고자 하는 많은 리더, 차세대 리더 후보자들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전병선 선임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