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내륙을 가로지르는 철도와 고속도로가 연이어 개통되며 교통혁명이 가시화되고 있다. 도시 간 이동 시간이 단축되고 물류 수송 경쟁력이 강화되는 등 일상과 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민선 8기 충남도의 핵심사업인 ‘베이밸리 메가시티’ 조성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해선 복선전철·아산만 순환철도
충남 천안과 아산, 예산, 당진, 홍성, 경기 평택을 타원형으로 연결하는 베이밸리(아산만) 순환철도가 최근 개통돼 운행 중이다. 순환철도 노선 길이는 총 144.8㎞로 서해선 50.9㎞와 포승평택선 16.5㎞, 기존 경부선 21.6㎞, 개량 장항선 55.8㎞ 등으로 이뤄졌다.
당초 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담겨 2035년까지 1조8747억원을 투입해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4개 철도가 연결되는 점에 착안, 기존 노선을 활용하는 방식을 도가 정부에 제안해 추진됐다.
정차역은 충남 천안, 아산, 온양온천, 신례원, 예산, 삽교, 홍성, 합덕과 경기 인주, 안중, 평택 등 11개다. 예산군 삽교에도 내포역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운행 열차는 시속 150㎞급 ITX-마음으로, 홍성에서 출발해 한 바퀴 도는 데 127분이 소요된다. 1일 운행 횟수는 시계 방향 3회, 반시계 방향 3회 등 총 6회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아산만 순환철도는 미래 첨단 산업이 밀집해 있는 베이밸리의 대동맥으로 지역 연계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며 “순환철도를 시작으로 베이밸리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아산만 순환철도와 함께 개통된 서해선 복선전철도 충남 서부 내륙을 관통하며 교통 발전을 이끌고 있다.
서해선은 2006년 제1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된 지 18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홍성역과 경기 서화성역까지 90.01㎞(도내 43㎞)로 총 4조1009억원을 투입해 완성했다. 홍성과 합덕, 인주, 경기도 안중, 향남, 화성시청, 서화성 등을 정차한다. 홍성에서 서화성까지 이동 시간은 67분이다. 1일 운행 횟수는 상·하행 각 7회 씩 총 14회며, 이 가운데 6회는 아산만 순환철도를 달린다.
서해선이 베이밸리에 포함된 예산과 당진, 아산, 평택과 화성 등을 연결하며 권역 내 여객과 물류 수송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도는 내다봤다.
2027년 신안산선이 개통되고 2030년 이후 서해선 KTX가 개통되면 충남과 수도권과의 본격적인 이동 시간 단축 효과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신안산선 개통 시 홍성을 출발해 초지(경기 안산)에서 신안산선으로 환승하면 여의도까지 90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장항선 새마을호를 타고 이동했을 때(120분)보다 30분가량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서해선 KTX가 개통되면 홍성에서 용산까지 걸리는 시간은 48분가량으로 이동 시간이 70분 이상 줄어든다. 서해선 KTX 사업은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서부내륙·대전당진 고속도로
충남 부여와 경기 평택을 연결하는 서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난달 9일 개통됐다. 개통된 구간은 부여군 부여읍 부여나들목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포승분기점·안중읍 안중나들목 간 94㎞다. 충남 부여, 예산, 평택 현덕, 포승 등 4개 분기점과 부여 구룡, 청양, 예산 예당호 하이패스, 추사고택, 경기 평택휴게소 하이패스 등 8개 나들목이 있다. 2026년 말에는 당진∼천안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아산 분기점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추가로 설치 중인 신창 나등목은 2027년 말에 완성된다.
김기영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1970년 경부고속도로, 2001년 서해안고속도로는 대한민국을 경제대국으로 이끈 지름길이 됐다”며 “서부내륙고속도로는 고속도로 접근성이 떨어졌던 충남 내륙 지역의 획기적인 발전을 통해 진정한 국가 균형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서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경부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의 교통량이 분산되고,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서해안·당진∼영덕·서천∼공주 고속도로와 연결돼 이동 편의성이 증진되고, 아산·예산·평택 등 베이밸리와 충남 내륙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에는 20년간 표류하던 대산∼당진고속도로가 첫 삽을 떴다.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인 대산단지와 전국 6위 물동량을 기록 중인 대산항에 대한 접근성 강화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2030년까지 9131억원을 투입하는 이 고속도로는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에서 당진시 사기소동 서해안고속도로 당진 분기점까지 25.36㎞(왕복 4차로)로 건설된다. 대산·대호지·정미 등 나들목 3곳과 졸음쉼터 1곳을 설치한다. 현재 38㎞인 대산단지와 당진분기점 간 이동거리가 12㎞ 이상 줄고 소요 시간은 35분에서 16분으로 단축된다.
이는 대산단지 입주 기업과 대산항 하역 물류비용을 절감시켜 가격 경쟁력 강화와 신규 산단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산단지에는 HD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KCC 등 24개 기업이 있다. 5개 대형 석유화학기업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낸 국세만 24조3771억원에 달한다.
김 지사는 “대산-당진 고속도로는 충남 경제의 새로운 대동맥으로, 충남 서북부를 관통하며 대산단지 발전의 큰 물꼬를 트는 등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성=김성준 기자 ks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