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발전과 세계화가 가속화되면서 삶의 모든 영역이 재편되고 있다. 특히 미래세대를 길러내는 교육 분야에서의 변화는 더 빠르다. 교육선교 비영리기관인 티움(TIEUM)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크리스천 인재 양성을 위해 2021년 설립됐다. 서울 서초구 티움교육관에서 최근 만난 고봉익(48) 티움 대표는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진리를 바탕으로 다음 세대를 세우는 데 헌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교육 전문가로서 선교 확장
고 대표는 교육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다. 그는 설립 17년 차인 교육전문기관 티엠디(TMD)교육그룹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가 2020년 선정한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티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가를 받은 비영리사단법인이다. ‘TMD Innovative Education for Uneducated Majority’의 약자로 ‘모든 아이가 교육을 통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바람이 담겼다. 기관 설립의 배경에는 고 대표가 개발도상국에 학교를 건립하며 느꼈던 한계가 있었다. NGO ‘드림스드림’의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아프리카, 중동, 남미 등에 학교 200여곳을 세웠지만 열악한 환경과 교육 콘텐츠 부족으로 기초적인 교육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던 현실을 목격한 것이다. 고 대표는 “학교는 아이들을 모으는 장소로 활용됐지만, 교사와 자료 부족으로 기초적인 산수나 영어 교육 이상을 제공하기 어려웠다”며 “교육 선교의 본질을 실현하기엔 크게 부족했다는 것에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성경 세계관 겸비 인재 양성 위해
이러한 경험은 고 대표에게 교육 선교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으며, 그간 운영해온 티엠디교육그룹의 교육 콘텐츠를 활용해 선교지에 적합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는 계기가 됐다. 고 대표는 “티움의 비전을 통해 성경적 세계관과 첨단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교육으로 그 나라뿐 아니라 세계를 이끄는 선교적 인재를 양성하고 싶었다”며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진리를 바탕으로 다음세대를 세우는 데 헌신하겠다는 마음이 강했다”고 했다.
티움은 다음세대인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IT기술과 성경적 가치관을 접목한 교육을 할 뿐 아니라 외부 봉사활동인 아웃리치를 통해 기술과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교육 선교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레바논 난민과의 교류에서 K팝 등 문화 공연을 펼쳤고 올해에는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난민 청소년을 대상으로 챗GPT를 활용한 웹툰 제작, 게임 개발, 로봇 축구 교육 등을 진행했다. 고 대표는 “다음세대가 선교의 중심이 되었으면 한다”며 “그들의 열정이 복음 전파의 새로운 장으로 열리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건립 넘어 교육 수준 높이려면
티움은 현지에 학교를 세우는 것을 넘어 AI 시대에 적합한 교육 플랫폼을 개발하며 현지 교육 수준을 높인다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현지 교사가 부족할 경우 원격교육 시스템과 블록체인 기반 학습 인증 시스템을 이용해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2028년을 목표로 국제적 혁신대학으로 꼽히는 미네르바대학과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교육기관인 에콜42를 벤치마킹한 ‘티움대학’을 만들어 세계 청년들에게 양질의 고등교육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을 꾀한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고 대표는 “AI 시대에 적합한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특히 중동과 사회주의 국가 등 학교 설립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스마트센터 형태로 AI교육을 보급하는 전략을 펼치려 한다”고 설명했다.
교회·가정서도 모범적 신앙인
고 대표는 티움을 통해 교육과 선교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모델이 구축하며 복음 전파와 사회 변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AI 시대에 맞는 선교와 인재 양성이라는 두 가지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쏟아지는 이 시대에 걸맞은 인재 양성과 선교가 어떻게 이루어지면 좋을지에 대한 논의가 국내에서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지혜와 전문성을 갖춘 동역자와의 만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티움은 교회, 학교, 선교 단체와 협력해 청소년과 청년 인재 양성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제공할 계획이다. 고 대표는 한 달에 한두 번씩 현지 선교사와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크리스천 기업인으로서 교회와 가정에서도 모범적인 삶을 살고 있다. 경기도 용인 기흥구의 드림향상교회에 가족과 함께 출석하며 목장 모임에도 성실히 참여하고 있다. 또 온누리교회 입양공동체 ‘제이홈’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셋째 아이를 입양하기도 했다. 고 대표는 “입양은 행복과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라며 “교육이라는 기업가로서의 사명에 앞서 신앙 안에서 아름다운 가정을 일구는 것도 소중하다”고 했다.
글·사진=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