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에서] ‘야누스’의 문턱에서 ‘야베스’의 땅으로

입력 2025-01-04 00:34
게티이미지뱅크

새해가 밝았지만 안타까운 참사와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얼마 전 미국 뉴욕타임스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미쉐린 3스타 셰프 안성재씨를 소개하면서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그의 아메리칸 드림이 궁극적으로 실현된 곳은 그의 모국이었다. 그가 떠난 사이 한국은 음악과 예술, 텔레비전, 음식 분야의 세계적 강국으로 탈바꿈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했습니다. 또 “일본 1인당 GDP 22위, 한국에 처음 밀렸다”는 기사를 보면서도 대한민국의 저력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남북의 분단, 동서 갈등과 이념 갈등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K컬처’로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고 손흥민 같은 선수들은 온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데, 우리의 정치는 극한의 대립을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가 되었습니다. 많은 분이 나라를 위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도하고 있지만 교회에서조차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인간의 행복과 성공을 연구한 프로젝트로 유명한 ‘그랜트 스터디(Grant Study)’는 하버드대에서 85년간 진행한 종단 연구이며, 10년간 진행 중인 ‘굿 워크 프로젝트(Good Work Project)’라는 두 연구의 공통점은 인생의 성공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 즉 사람들 간에 서로 잘 연결돼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인간관계도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르게 세워져야 합니다. 십자가의 수직과 수평 관계처럼 먼저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를 잘 돌아보아야 합니다.

인간의 모든 비극이 분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가정과 사회의 모든 문제도 이 분단에서 초래된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인간의 비극은 먼저 하나님에게서 갈라지는 데서 시작됐습니다. 죄가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갈라놓았고 마귀는 우리가 하나가 되지 못하도록 편 가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려면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야 합니다. 올바른 민주주의가 가능하려면 국민이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에도 한계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연약한 인간의 죄성 때문에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할지라도 악용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우파도 좌파도 아닌 하늘에 시민권을 가진 ‘위파’로서, 오직 하나님 말씀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아울러 이 시대에 다니엘과 느헤미야, 에스더 같은 믿음의 사람들이 나오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채용 트렌드 2025’라는 책을 보면 지난해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세계적 석학들이 공통으로 강조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과거와 같이 한 분야에만 전문성을 갖는 ‘한 우물만 파는 시대’는 끝났으며, 계속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미래 인재의 핵심 요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신년을 맞았습니다.

1월을 뜻하는 영어 January는 로마 신화의 신 ‘야누스’에서 유래된 것으로 새로운 출발의 문을 여는 의미가 있습니다. 발음이 비슷한 말이 구약에서는 ‘야베스’입니다. 야베스는 역경에서 새로운 전환을 꿈꾸며, 하나님께 축복을 구한 인물로 새로운 시작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역대상 4장 10절에 보면 야베스가 다른 형제들보다 더 존귀한 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야베스의 기도 가운데 복에 관한 기도는 단순히 기복적인 기도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임재와 지속적 영광 가운데 거하기를 원하는 기도입니다.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라는 기도는 오늘 우리의 삶이 영적 전쟁임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야누스의 문턱에서 야베스의 땅으로 나아가기 위해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해야 합니다. 한마음으로 나라를 위해 야베스처럼 간절히 구할 때 하나님은 마침내 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새해에는 야베스와 같이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존귀한 자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국명호 여의도침례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