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산업계를 이끌 최신의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오는 7~10일(현지시간)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공지능(AI)이 전시회의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1일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가장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에 주는 ‘CES 혁신상’ 출품작 가운데 AI 분야 작품은 지난해보다 49.5% 늘었다. 지난해 CES가 미래 AI 기술을 소개하는 장이었다면 올해는 일상에서 활용하는 AI 기술을 조명한다. 브라이언 코미스키 CTA 수석 디렉터는 “기존 AI 기술 트렌드에서 더 깊게 파고든 새로운 기회와 아이디어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전시 업체들이 내일이 아닌 오늘을 위한 다양한 AI의 사용 선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I 홈’이 탑재된 가전 신제품을 대거 공개한다. AI 홈은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전용 소프트웨어에 연결된 모든 가전을 원격으로 점검하고 제어하는 솔루션이다. SK그룹은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 등을 결합한 종합 솔루션을 앞세워 그룹의 AI 전략을 소개한다. LG전자는 공감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의 경험과 공간을 연결·확장하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해 CES에서 AI의 개념을 고객 경험 관점에서 공감지능으로 재정의한 바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개막 전날인 6일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선다. AI 시장 개화 전이었던 2017년 1월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550억 달러(약 81조원)였지만 현재는 60배 이상 증가한 3조3670억 달러(약 5000조원)에 이른다. 황 CEO는 차세대 AI 칩 블랙웰 관련 현황을 공유하고 AI와 가속 컴퓨팅 기술이 인류의 삶에 미칠 영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 CEO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라스베이거스 내 대형 공연장 스피어에서 항공 산업 혁신 전략을 발표한다. 무인 모빌리티 시장을 이끄는 구글 웨이모의 테케드라 마와카나 공동 CEO는 로보택시의 미래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기업 엑스(X·전 트위터)의 린다 야카리노 CEO는 소셜네트워크 플랫폼 기술의 진화를 주제로 각각 연설한다.
AI 외에도 로봇 모빌리티 헬스케어 에너지 확장현실(XR) 등을 테마로 한 전시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올해 CES에는 전 세계 160개국에서 약 4500개의 기업이 참가한다. 한국에서는 대기업, 스타트업 등 약 800개사가 참여해 전체 참가 기업의 약 20%를 차지한다. 미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스타트업 전용 전시관인 유레카 파크에서는 산업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총 36개 기관 및 445개 기업과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통합한국관을 운영한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