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요 언론사들이 신년을 맞아 진행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다자 및 양자 대결 모두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주요 보수진영 대권 주자와의 가상 양자 대결 격차를 오차범위 이상으로 벌리며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탄탄한 입지를 재확인시켰다. 다만 동시에 이 대표는 양자 대결에서 누구와 붙어도 과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유권자 상당수가 ‘지지 후보가 없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8~29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물은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39.5%의 지지를 받아 뒤이은 홍준표 대구시장(8.9%), 오세훈 서울시장(8.7%),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8.0%)를 크게 앞섰다. 이 대표 지지율은 보수진영 후보 3명의 지지율 합보다 높았다.
이 대표는 7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세대에서 1위를 기록했다. 세대별로는 40대(59.1%)에서 가장 높았고 50대(48.7%), 30대(39.4%), 18∼29세(33.7%), 60대(31.6%) 등 순이었다.
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9~30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35%의 선택을 받아 1위에 올랐다. 홍 시장이 8%로 뒤를 이었고, 한 전 대표는 6%였다. 이 대표는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라고 답한 유권자 38%의 지지를 얻었다. 경향신문 의뢰로 메타보이스가 지난 28~29일 실시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이 대표가 33%의 지지율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다른 후보들은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다.
이 대표는 보수진영 후보들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모두 승리했다.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는 홍 시장과의 양자 대결에서 47.6%를 얻어 홍 시장(20.5%)을 27.1% 포인트 차로 앞섰다. 오 시장(21.9%)과의 가상 대결에서도 48.7%로 2배 이상 앞섰다. 한 전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는 이 대표 48.0%, 한 전 대표 16.7%를 기록했다. 다만 이 대표 지지율은 적합도 조사와 양자 대결에서 모두 50% 선은 넘지 못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대표는 새해 첫날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전남 무안에서 맞았다. 이 대표는 지난 29일부터 나흘째 무안과 서울을 오가며 사고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 없이 광주와 무안 일대를 돌며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사고 수습에 힘을 보탰다. 오전엔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고, 이후 무안공항으로 이동해 유가족들과 함께 사고 여객기 잔해를 살펴봤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선두를 달리는 이 대표가 탄핵 정국과 대형 참사의 혼란기에서 민심을 챙기는 정치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려 한다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최승욱 송경모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