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새해 전망 “우크라 종전… 트럼프와 머스크 밀월 지속될 것”

입력 2025-01-01 18:43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아이들이 지난 31일(현지시간) 전선에서 사용된 포탄 탄피로 만들어진 크리스마스트리를 구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제작된 이 트리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매년 새해에 전시될 것이라고 안내판에 적혀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올해 드디어 끝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본격적인 관세 전쟁을 시작한다. 비트코인은 20만 달러(2억9400만원)를 넘어선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여소야대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직을 고수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1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세계 전망’을 내놨다. 앞서 2024년 전망에서는 20개 중 5개가 결과적으로 ‘오답’이었다. 특히 지난해 최대 이슈였던 미국 대선 예측을 틀렸다. 이에 FT는 “우리의 지난해 성과는 최고 수준은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FT는 우선 2022년부터 전쟁을 지속해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올해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으로부터 안보를 보장받는 대신 일부 영토를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도 보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동 지역 내 최악의 시나리오로 거론되는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대해 FT는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다만 “지난해 이란은 약해졌고 이스라엘은 대담해졌다”며 “지난해 중동 상황이 우리에게 준 교훈은 어떤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수단 내전은 국제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올해도 끝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트럼프가 공언한 ‘관세 폭탄’도 피하기 어렵다고 FT는 예상했다. 올 연말까지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가정했을 때 중국이 큰 피해를 받을 전망이다. FT는 캐나다와 멕시코도 미국발 관세를 피하고자 이민 정책 등에 강경하게 나갈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최고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와 트럼프의 밀월 관계가 얼마나 오래갈지도 관심사인데, FT는 머스크가 공동 수장을 맡은 정부효율부의 활동 기한인 2026년 7월 4일까지는 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봤다.

중국발 과잉 생산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여파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FT는 “중국의 수출물가지수는 올해 10%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이는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업체들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고, 중국이 미국발 관세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지난해 조기 총선에서 패배한 뒤 좌파·극우 야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이 올해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측했다. 마크롱의 임기는 2027년까지다.

FT는 또 비트코인이 현재 가격의 2배 수준인 2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친암호화폐로 돌아선 트럼프의 집권이 가장 큰 동력이다. 미국 증시의 기록적인 상승을 이끈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아마존닷컴·알파벳·애플·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메타·테슬라)에 대해선 “몰락하지는 않겠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지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