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정의·사랑 메신저 돼 평화·화해의 길 열자

입력 2025-01-02 03:03
지난달 24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약 800고지 눈 내린 언덕 위의 실버벨교회 모습. 365일 언제나 불이 꺼지지 않는 이 작은 교회는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다. 평창= 박효진 기자

선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2025년 한국교회는 사회에 ‘화해의 중재자로서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더불어 기후위기 속 창조세계 보전의 사명과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는 데도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은 “교회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해 평화와 화해의 길을 여는 데 기여해야 한다”면서 “어떠한 정치적 진영에도 치우치지 않고 그리스도인의 양심과 믿음에 따라 정의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해는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고 국민 화합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종생 목사)는 “그리스도인은 지구 생명에 대한 거대한 위협 앞에서 무관심하거나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환경 문제의 근본 원인은 우상 숭배와 다름없는 인간의 탐욕(골 3:5)과 이기적인 행동에 있기에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남용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권순웅 목사)는 “민주주의의 위기와 경제 불안, 사회적 갈등, 저출생 고령화 등 여러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교회가 먼저 회개하자”고 권했다.

주요 교단 신년사에는 한국 기독교 선교 140주년을 맞아 선교사들의 희생정신을 기억하고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자는 메시지가 담겼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김영걸 목사)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란이 계속되는데 수많은 국난을 극복한 우리 민족은 하나님의 은혜로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이라 믿는다”면서 “140년 전 우리나라에 복음이 전해진 후 위기가 닥칠 때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깨어 기도했던 믿음의 조상들을 본받아 우리도 기도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장합동 총회(총회장 김종혁 목사)는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 영적 도약의 계기로 삼고 초심으로 돌아가 복음의 본질을 붙잡고 십자가의 능력으로 새롭게 일어서자”면서 “오직 복음이 소망이며 십자가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우리를 구원하는 능력임을 믿자”고 밝혔다.

예장백석 총회(총회장 이규환 목사)도 “비상계엄과 탄핵소추, 무안 제주항공 참사 등 사회적 혼란 속에서 고통받는 국민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가득한 새해가 되길 바란다”면서 “교회가 세상의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자”고 제안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김정석 목사)는 “그리스도인은 어둠 속에서 빛을 바라보며 희망을 노래해야 한다”며 “선교 140주년의 해 믿음의 유산을 기억하며 ‘교회다움’과 ‘성도다움’을 회복하자”고 당부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는 “국민이 고통받는 때일수록 서로 존중하며 사랑의 마음으로 손잡자”며 “가난과 질병 등으로 고통받는 이웃과 사랑을 나누고 한마음으로 기도하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자”고 전했다.

장창일 기자, 종교부 종합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