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미국 주식 164조원 보유… 美 증시 강세 올해도 이어질 전망

입력 2025-01-02 00:22

지난해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미국 증시가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이라는 압도적인 성과를 거뒀다. 증권가에선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새해에도 미국 증시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0.43%), 다우존스30 산업평균(-0.07%), 나스닥(-0.09%) 지수는 모두 하락 마감하며 거래를 마쳤다. 차익실현 매물로 4거래일 이상 연속 하락했지만 연간 수익률로 보면 미 증시는 지난해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23.3% 올랐고 다우지수는 12.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8.6% 급등했다. 세 지수 모두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미 증시가 치솟자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의 보관액은 1120억5556만 달러(164조9234억원)로 집계됐다. 연초(673억696만 달러)보다 66% 늘었으며, 보관액이 1000억 달러를 넘어선 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새해에도 빅테크 기업 주도하에 미국 증시의 강세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위원은 “공고한 기술 리더십과 2023년 대비 2024년 20%가량 높은 실적 모멘텀에 근거해 미국 증시의 차별화 행보는 새해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발표 이후 주요 지수가 연속 하락했지만 업계에선 연준의 ‘비둘기파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많다. 김 연구위원은 “고용과 물가 등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새해 실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3회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으로 미국 경제와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태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인 2025년 1월 말 또는 2월부터 중국을 비롯해 광범위한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 부과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증시는 정권 교체로 대내외 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영향을 주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