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영성 깨우기… 사복음서 읽기·감사일기·119기도 어때요

입력 2025-01-02 03:00
게티이미지뱅크

새해를 맞는 기독교인의 다짐 속엔 신앙 성장 목표가 들어가곤 한다. ‘매일 성경 필사’와 같은 거창한 계획을 세웠다가 완수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다짐이 무의미할 리는 없다. 국민일보가 만난 목회자, 문화사역자들은 부담 없이 해낼 수 있는 일상 속 작은 도전부터 시작해보라고 입을 모았다. 매일 말씀이 어렵다면 매주 예배 후 깨달음 노트 하나부터 도전해보는 식이다. 개인 영성 훈련, 가족이나 교회 공동체 활동, SNS를 활용한 활동 등 영역별로 추천된 신앙 챌린지를 모아봤다.

주일 하루, 주보 한 장부터


반승환 소울브릿지교회 목사는 1일 ‘사복음서 챌린지’를 제안했다. 매일 요한복음,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순으로 한 장씩 읽으며 예수님과 동행하는 하루를 만들어보는 도전이다. 주일을 제외하면 154일 동안 사복음서를 두 번 읽을 수 있다.

교회탐방 유튜버 나선길 전도사는 ‘1년 52주보 챌린지’와 ‘설교노트 리플레이 챌린지’를 소개했다. ‘1년 52주보 챌린지’는 매주 예배 후 주보에 말씀의 깨달음과 은혜를 기록하는 것이다. 매일 도전하지 않아도 한 해 동안의 신앙 여정을 돌아볼 수 있는 의미가 있다. ‘설교노트 리플레이 챌린지’는 예배 후 교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설교 영상을 다시 보며 노트를 작성하는 활동이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기도통장 챌린지’를 제안했다. 기도 시간을 1분당 1만원으로 환산해 저축하듯 모아 하나님께 바친다는 의미의 프로젝트다. 정 교수는 매일 기도하고, 기뻐하며, 감사하는 활동을 통해 영적 성장을 도모하는 ‘기·기·감 챌린지’도 제시했다. “하루에 하나씩 작게 실천하는 습관이 신앙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 가족 다 함께… 말씀암송·선교여행

기독교 선교지와 교회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유목민이야기의 유승현 목사는 가족 모두 함께 참여하는 ‘가족 통독 완주 챌린지’와 하루에 말씀 한 구절 암송하는 ‘가족 암송 챌린지’를 추천했다. 가족이 함께 선교여행을 준비하며 헌금하는 ‘가족 선교통장 챌린지’와 기독교 명소를 방문하며 신앙의 유산을 체험하는 ‘가족 기독교 명소 방문 챌린지’도 있다. 가족이 함께 신앙 성장의 꿈을 공유하자는 취지다. 유 목사는 특히 “다음세대 신앙 양육은 가족이 함께할 때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챌린지는 과제나 숙제가 아니라 목표와 지향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온라인 사역단체인 ‘교회친구다모여’의 황예찬 대표는 말씀 한 구절을 정해 일상생활 중에 자주 드나드는 곳에 붙일 것을 추천했다. ‘현관문에 말씀 붙이기’ 챌린지다. 황 대표는 “송구영신예배 등에서 올해의 말씀으로 뽑은 구절을 한 번 읽고 마는 게 아닌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매일 그곳을 지날 때마다 보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신명기 6장 6~9절에도 하나님이 주신 말씀을 문에다 기록하라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단톡방’ 활용, 서로 미션 응원

교회 소그룹이나 신앙공동체가 함께 단체 카톡방(단톡방)에서 챌린지를 공유하며 격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도움 스탠드그라운드 목사는 ‘말묵생도 챌린지’를 제안했다. ‘말묵생도’는 ‘말씀을 묵상하며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의 준말로 성경 일독을 목표로 매일 성경 10장을 읽는 챌린지다. 이에 참가한 이들은 각자 묵상 내용을 단톡방을 통해 나누고 서로를 독려한다. 2024년에는 약 70명이 참여해 서로의 미션을 점검하며 완주했다.

안덕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예배학 교수는 환경을 생각하며 신앙을 실천할 수 있는 ‘녹색지구 챌린지’를 제안했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승용차를 이용하면 미리 내려서 산책하기 등의 간단하지만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로 구성된다. 안 교수는 월별 또는 절기별 집중해 볼 실천 사항을 나눠서 달력에 적어 꾸준히 도전할 것을 권장했다.

김인숙 감신대 목회상담학 교수는 ‘119기도 챌린지’를 추천했다. ‘119기도 챌린지’는 하루 한 번, 오전 또는 오후 9시에 시간을 정해 기도하는 활동이다.

교회 부서나 구역별로 회원을 모아 개설한 단톡방을 통해 기도 제목을 나누고 챌린지 수행 여부를 메시지로 공유한다.

김 교수는 “회원들은 ‘미션 완료’ 카톡에 ‘좋아요’를 눌러주며 서로를 응원하고 확인해줄 수 있다”며 “중보기도의 능력을 체험하고 공동체의 연합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 감사·신앙의 순간 SNS 올리기

‘김땡쓰’라는 활동명으로 그림묵상을 그리는 작가 김지연씨가 SNS에서 진행 중인 ‘한 달 감사 챌린지’도 주변 사람들과 함께 실천해볼 법하다. 김씨는 한 달에 한 차례 20~30명의 지원자를 받아 매일 감사일기를 쓰는 모임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모임에 모인 이들이 한 달간 하는 유일한 활동은 ‘매일 감사한 것 5가지 쓰기’다. 김씨는 “감사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고 싶지만 혼자서 감사 제목을 찾고 쓰는 것이 어려운 분들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자가 낸 1만원의 참가비를 한 달 챌린지가 끝나면 개척교회에 후원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문화사역자 박찬열 노크처치 목사는 ‘신앙의 순간 챌린지’를 제안했다. 이 챌린지는 일상 속에서 신앙의 순간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데 초점을 둔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펼쳐진 성경의 모습이나 산책 중 들리는 새소리 등을 촬영해 SNS에 공유하는 방식이다. 박 목사는 “우리의 평범한 하루가 하나님의 특별한 이야기로 채워질 수 있다”며 “무심코 지나쳤던 신앙의 순간을 돌아보고 기록하며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연 신은정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