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사태’ 권도형 美 FBI에 신병 인도

입력 2025-01-01 00:18
AP뉴시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사진) 테라폼랩스 대표의 신병이 미국으로 넘겨졌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내무부는 권씨의 신병을 이날 미국으로 인계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법무부도 몬테네그로 당국이 권씨를 미국 법무부에 인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권씨는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50조원이 넘는 피해를 입혔다. 그는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해 도피하다가 지난해 3월 23일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이후 한국과 미국이 그의 신병 확보 경쟁을 벌여왔다. 권씨 측은 경제범죄 형량이 높은 미국으로 갈 경우 사실상 무기 징역에 가까운 강력한 처벌을 받을 것을 우려해 한국행을 희망하며 법적 대응을 해왔으나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미국은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여서 100년 넘는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지만, 한국은 경제사범의 최고 형량이 40여년으로 미국보다 낮다.

앞서 몬테네그로 헌법재판소는 지난 24일 권씨 측이 제기한 헌법소원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권씨 측은 지난 10월 하급심의 한국 송환 결정을 파기하고 법무부 장관이 송환국을 결정하도록 한 대법원 판결에 반발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었다. 헌재의 기각 결정으로 권씨가 한국과 미국 중 어느 나라에서 재판받을지는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결정하게 됐다.

보얀 보조비치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은 26일 ‘권씨를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한다’는 명령서에 서명했다. 이에 권씨 측은 법무장관의 명령서 송달 절차가 문제가 있다며 이의 신청을 했다. 하지만, 몬테네그로 정부는 이를 기각하고 이날 미국으로 권씨 추방을 최종 결정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