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는 31일 공개한 신년사에서 “대한민국은 전에 없던 엄중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무엇보다 국민 화합과 통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해선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했다.
우원식 국회의장 역시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국정과 민생 안정을 위한 정부와 국회간 협력에는 뜻을 같이했다. 의회 차원의 적극적인 외교도 약속했다. 다만 최우선 과제로 비상계엄 사태 수습을 지목했다. 우 의장은 “우리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더 단단하게 만드는 치열한 과정의 한가운데 있다”며 “민주주의는 훼손된 헌정 질서의 복원과 함께 온전히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가적 혼란을 겪으며 새삼 깨달은 것은 모든 국가 기관은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올바로 사용해야 하고, 이를 월권해 남용하거나 국민에 대한 봉사와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맡은 헌법재판소는 “신속·공정한 재판”을 공언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신년사에서 “수많은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룬 국민 여러분을 지킬 수 있도록, 헌재는 헌법이 정확히 작동되도록 애쓰겠다”고 밝혔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의 선관위 청사 점거를 두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관계 당국에서는 조속히 진실을 밝히고 반드시 그에 따라 분명하고도 확실한 법적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와 더욱 긴밀히 협력하면서 혼란스러운 국정을 안정시키는 일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어려운 민생을 더욱 꼼꼼히 챙기고, 국제정세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우리 경제가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치 복원을 위한 국회 차원의 노력도 경주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우리 모두는 유례없는 어둠과 직면했다. 가족과 이웃을 잃은 슬픔, 내일의 희망을 잃은 슬픔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둠이 깊을수록 빛을 그리는 마음이 간절하듯 새로운 나라를 향한 우리의 소망은 더욱 선명해졌다”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후동행카드 등 시정 성과를 열거하면서 “서울은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어려움 속에서도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세계로부터 더욱 존경받는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