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의 생활지원을 위해 긴급지원금을 준비하기로 했다. 정비 인력 65명을 신규 채용하고 오는 3월까지 운항량을 10~15% 줄여 안전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3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항공기 점검을 강화하고 정비 인력을 확충해 안전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가족 지원에 대해서는 “생활 지원을 위해 긴급지원금을 준비 중이고, 이는 보험 배상과는 다르다”며 “유가족이 생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우선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 종사자에 대한 정서 관리도 약속했다. 김 대표는 운항 축소와 관련해 “(평소) 무리하게 운항했기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심리적으로 힘든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내부적인 고민도 있다”고 말했다. 비행 전후 점검과 기상 모니터링 강화도 약속했다.
제주항공은 정비 인력 확충 규모도 밝혔다. 올해 상반기 38명, 하반기 27명을 각각 채용해 약 560명으로 정비 인력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 항공정비사 수는 2019년 542명에서 지난해 469명으로 줄었다. 정비 인력 감소에 대해 김 대표는 “2019년에는 정비사 수가 항공기 대당 12.0명이었고 지금은 41대 기준으로 12.6명”이라며 “대당 수치로는 2019년보다 많은 정비사 자원을 갖고 있다. 국토부 기준인 12명도 충족한다”고 답했다.
경력 5년 미만 조종사 비중이 2022년 기준 60.8%(663명 중 403명)라는 통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대표는 “조종사는 훈련부터 양성 과정까지 매우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부족함이 있다면 법률 위반이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조류 충돌 등에 대한 자체 훈련 여력도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조류 충돌 상황 등에 대비한 모의비행훈련장치(시뮬레이터)를 2대 보유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주력 기종(B737-800·B737-8)에 대해 훈련 가능한 장비다. 저비용항공사(LCC) 중에는 처음으로 2019년과 2022년에 도입했었다. 시뮬레이터가 없으면 김포공항의 훈련센터의 시뮬레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조종사들은 1년에 최소 2차례 시뮬레이터를 통해 조종 자격 여부를 가리는 시험 겸 훈련을 치른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는 반복된 훈련에도 예상을 벗어난 현실 앞에서 손쓸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명오 기자, 세종=김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