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민생 현안 논의를 위한 국정협의체를 다시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수습책을 논의할 국회 차원의 대책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1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대표 회동에서 이같이 뜻을 모았다고 양당이 나란히 밝혔다. 이날 회동은 권 비대위원장 취임을 계기로 상견례 차원에서 마련됐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혼란으로 대내외적인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국회와 정부가 함께 민생 현안을 다루기 위한 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하기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국정 안정을 위한 정당 협의기구는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
국정협의체에는 우 의장과 여야 대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참여할 예정이다. 여야는 앞서 협의체 출범에 합의했으나,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 문제 등이 얽히며 중단된 상태였다.
신 대변인은 “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해 외교·안보·민생·경제 모든 부문에 걸쳐 국정을 안정시키기로 했다”며 “여야 원내대표가 세부적인 내용을 논의하면서 최대한 연초 민생 안정에 함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무협의를 통해 정리된 안건을 바탕으로 협의체가 출범하면 양당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세부 실행 계획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여야는 제주항공 참사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위원회도 꾸리기로 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차원에서 통합해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는 피해자들의 제안이 있었다”며 “사고 수습 절차를 신속히 하기 위해 책임자 면책을 검토하는 내용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과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 주철현 민주당 의원 3인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된다. 비교섭단체를 포함한 각 당에서 한 명씩 추천해 실무협의도 진행한다.
우 의장과 여야 지도부는 회동에 앞서 국회에 마련된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함께 찾아 조문했다. 국민의힘은 대책위와 별도로 당 차원에서 참사 유가족 지원을 위한 지원책을 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이태원 참사 선례에 준해 생활·의료·심리상담 치료 지원, 근로자 치유·휴직을 포함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유가족 지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