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등과 맞물려 통일선교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통일선교 전문가들은 북한이 여전히 남북관계 개선에 냉담할 것이라고 걱정하면서도 북한과 친숙한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긍정적 기류가 흐를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수봉 선교통일한국협의회 사무총장은 3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고자세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부정적 요인으로 평가했다. 이 사무총장은 “북한에 우호적인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해도 북한은 하노이 회담 결렬 학습 효과와 러시아와의 연대를 통한 경제 사정 개선,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를 비롯한 반미 국가들과 연대 등으로 냉담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최준호 총신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북미 관계 개선 가능성은 선교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 정치적 혼란이 조속히 수습돼 트럼프 정부 대북 기조와 보조를 맞춰나가는 게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이나 제3국에 있는 탈북민 구출 사역은 현지 당국의 인권억압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오랫동안 북한 인권 문제를 알려온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트럼프 행정부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상태”라면서 “그동안 비핵화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 대북 협상에 인권 문제가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교계와 선교단체의 적극적 대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통일선교가 더 활성화되기 위해 교회가 성경적 관점으로 북한에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적이 아닌 구원의 대상으로, 적대적 관계가 아닌 협력적 관계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사무총장은 “‘관계 개선의 전략’이 통일선교의 대안이고 성경적 원리”라고 설명했다.
상대의 필요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협력할 것을 찾아가는 ‘연합의 전략’도 제시됐다. 예수전도단 설립자 오대원 목사는 “한국교회는 정부 차원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서 “어떤 의도와 목적을 위해 북한을 돕는 게 아니라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이웃이 어려움을 당할 때 외면치 않았던 선한 사마리아인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새해 통일선교 안갯속… ‘관계 개선’ 필요”
입력 2025-01-01 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