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전문가들이 앞장서 세상 변화시켜야”

입력 2025-01-01 03:06
이명진 명이비인후과 원장이 지난 29일 서울 금천구 사무실에서 성혁명 실태와 이를 막는 방안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의학·법조·언론·교육계 등 여러 방면에서 성혁명 반대 목소리를 내는 전문가 그룹이 있다. 이들 그룹의 원조는 크리스천 의사들이 설립한 한국성과학연구협회(성과연)다. 성과연 창립 후 이에 자극받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문성을 살려 단체들을 만들었다.

성과연 창립에 주도적 역할을 한 이는 이명진(61) 명이비인후과 원장이다. 이 원장은 전문성을 살려 세상에 올바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소명 의식을 갖고 있다. 같은 뜻을 품은 크리스천 의사들과 연대해 단체를 설립한 뒤 글쓰기와 강연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성혁명이 갖는 허구성과 폐해를 고발했다. 그의 영향을 받은 많은 이들이 성과연 등의 단체에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서울 금천구 사무실에서 만난 이 원장은 무엇보다 크리스천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앙과 전문성을 겸비한 이들이 신앙의 용기를 갖고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면 긍정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성혁명이 유입된 근본 원인과 폐해는 무엇인가.

“인간의 욕망대로 살려는 교만과 죄 때문이다. 생명으로 가는 길은 좁고 힘들다. 지켜야 할 기준이 있고 이에 따른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멸망으로 가는 길은 넓고 쉬워 보인다. 지켜야 할 기준도 책임도 묻지 않기 때문이다. 성혁명 사조에 물든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사는 데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처럼 즐길 자유만 요구하고 자신이 담당해야 할 책임은 사회로 전가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마치 선악과를 따먹은 하와가 뱀에게 책임을 돌리는 변명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성혁명은 필연적으로 성적 타락 현상과 함께 생명경시 사조의 폐해를 가져온다. 또 가정이 무너지고 낙태가 번창하도록 할 것이다. 또 성혁명으로 인해 만든 차별금지법을 통해 복음을 혐오로 규정하고 복음 전파를 막는다. 성혁명에 물든 유럽과 북미 교회들의 몰락을 보면 알 수 있다.”

-성혁명을 막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나.

“주님은 제게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엡 5:16)는 말씀을 주셨다. ‘사적인 일은 내게 맡기고 너는 크리스천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내는 일을 하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였다. 크리스천 의사이자 의료 윤리 전문가로서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한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소명 의식을 갖게 됐다. 성과연 설립 뒤 성혁명 세력 주장의 위험성과 허구를 의학적·통계적으로 분석해 알리고 계몽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와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를 통해 생명존중 입법 활동, 기독교 생명윤리 운동, 강연도 한다. 또 진정한평등을바라며나쁜차별금지법을반대하는전국연합(진평연)과 복음법률가회 운영위원으로서 차별금지법 입법 반대 운동도 한다. 대외적으로는 각 언론 매체에 칼럼을 기고해 성혁명의 위험성과 폐해를 알리고 있다.”

-그동안 열매 맺은 주요 성과가 있다면.

“성과연이 크리스천 전문가 모임의 첫 모델이 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후 복음법률가회, 복음언론인회와 같은 크리스천 전문가 그룹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로는 지난 10년간 성과연을 통해 성혁명의 공격을 막는 데 필요한 의학적 근거와 자료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제공한 것이다. 지금까지 성경적 성(가치)교육 영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에게 모든 자료를 제공하며 앞으로도 지속할 예정이다. 이런 자료들이 정부와 교육계에 전달돼 음란하고 부적절한 교과서 내용이 수정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세 번째는 젠더 이데올로기가 의학적으로 인정될 수 없는 허구라는 점을 분명히 알린 점이다.”

-활동하며 겪은 어려운 점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크고 작은 훼방과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하나님이 친히 인도하신다는 믿음으로 나아갔다. 성혁명 세력들의 공격이 있을 때는 주눅이 들기보다 ‘우리가 잘 걸어가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더 힘이 나는 경험을 하고 있다. 동료 전문가들의 참여가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성혁명을 막는 근본적 대안은 무엇인가.

“기독교 내부적으로는 성경적 세계관을 바로 세워야 하며 성혁명 세력과 타협한 자유주의 신학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신학교가 바로 서기를 바란다. 대외적으로는 크리스천 전문가들이 그들이 속한 전문가 그룹에서 글을 많이 써야 한다. 성혁명의 위험성이 다른 동료 전문가들의 입에서 나오도록 해야 한다. 성혁명을 막는 국제 그룹들과 연대해 활동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젠더 이데올로기 위험과 허구성이 드러나자 이에 대한 추방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글·사진=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