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크리스천은 이해할 수 없는 고난에 다시 고개를 떨구며 하나님만을 바라보게 된다. 국가적 재난을 맞아 한국교회 안에서는 상처 입은 유가족을 깊이 위로하며 공감을 나누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섣부른 위로보다 충분한 애도가 우선이라는 발언이 먼저였다. 정명호 혜성교회 목사는 요한복음 11장 33절 등을 꼽았다. 요한복음 11장에는 예수님이 죽은 나사로를 살리시기 전 충분히 애도하시는 구절이 구체적으로 나온다. 정 목사는 3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일을 기억하고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위해 함께 울어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오헌 서울시민교회 목사도 위로하는 공동체 역할을 촉구했다. 고린도후서 1장 3~4절을 언급한 권 목사는 “우리가 인생을 사는 날 동안 불시에 어떤 일을 겪을지 모른다. 슬픔 당한 이들에게 하나님의 크신 위로가 함께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송구영신 예배 때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는 제언도 있었다. 천영태 정동제일교회 목사 역시 고린도후서 1장 3~4절을 꼽으며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에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싶지만 온 교회가 송구영신 예배를 통해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했으면 좋겠다”고 권면했다.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로마서 8장 28절을 추천했다. 그는 “비극적 대형참사 앞에서 우리의 역할은 상심한 이들 곁을 지키는 것이고 이들에게 말하기보다 들어주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실로암 망대’ 사건이 나온 누가복음 13장 4절 구절을 꼽으며 피해자에 대한 중보와 함께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자고 권면한 목회자들도 있었다.
본문은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18명이 사망한 사건이 나오는데 예수님은 이 사건을 두고 구구절절 말씀하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자신을 돌아보며 회개할 것을 촉구한다.
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목사는 “무안 참사 앞에 우리 모두 시험대 위에 서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국가적으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희생자들의 고귀한 삶을 언제나 기억하며 이 땅에 생명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마련하자”고 권면했다.
같은 본문을 꼽은 이정규 시광교회 목사는 “특정인의 잘못으로만 결론 내린 뒤 참사를 잊는 행위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는 말씀처럼 피해자들 곁에서 애통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건넸다.
온라인 사역단체 교회친구다모여(대표 황예찬)는 이날 ‘재난 상황에서의 크리스천을 위한 미디어 이용 지침’을 공유했다. ‘예수님이라면 (SNS에서) 어떻게 하실까’라는 제목으로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해 기도하되 신중히 표현할 것을 독려하며 헌신과 섬김, 나눔과 연합의 자리로 나아가자고 밝혔다.
김아영 이현성 최기영 박윤서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