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차 종합병원을 지역 내 거점 병원으로 육성하기 위한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화상, 분만 등에 특화된 전문병원을 키우기 위한 과제도 공개했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30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에서 ‘지역병원 육성 및 일차의료 강화’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시작된 구조 전환이 지역과 필수의료 생태계로 이어지기 위해선 2차 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으로의 변화가 확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를 위해 정부는 지역 환자가 믿고 찾아갈 수 있는, 허리 역할을 담당할 병원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의개특위가 공개한 ‘2차 병원 및 의원급 구조전환 방안’은 지난 1월 시작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의 후속 작업이다. 비수도권 지역 안에서 중증·응급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2차 병원이 생기면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도 완화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또 1차 의원에 관해선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만성질환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의개특위는 가칭 ‘지역 포괄 2차 병원 지원사업’을 통해 2차 병원을 거점화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중증·응급을 포괄한 적합한 질환군을 정해 수가를 인상하고 24시간 진료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또 화상, 수지접합, 분만 등에 특화한 전문병원을 육성하는 방안도 공개했다.
유정민 의료체계혁신과장은 “2차 병원은 질병군 분류체계인 DRG-B(일반진료질병군)를 주로 담당하고, 1차 의원과 상급종합병원에서 의뢰·회송된 환자를 주로 보는 기능을 맡게 된다”며 “환자의 건강을 개선하고 의료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의개특위는 이 같은 구조 전환을 위해 의료기관이 성과·기능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는 기능별 성과 평가 제도도 도입한다. 병원 기능을 중환자 중심(A), 2차 종합진료(B), 특정 과목 전문진료(C), 일차의료(D) 등으로 나눠 평가를 다르게 하겠다는 것이다.
토론회에선 2차 병원 육성 방향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병근 센트럴병원 이사장은 “상급종합병원 이름을 바꿀 필요가 있다. 상급이 아닌 모든 병원을 하급으로 인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지역 2차 병원이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신뢰가 생길 수 있도록 2차·전문 병원의 의료 질을 높이는 데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