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179명 중 5명이 30일 검시·검안 및 유족 확인 등 인도 절차를 거쳐 장례식장으로 운구됐다. 나머지 희생자들은 시신 훼손 정도가 심각해 신원 확인 이후에도 장례까지 최소 열흘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시신 179구를 냉동시설 11곳에 나눠 보존하겠다고 했지만, 제때 이뤄지지 않아 유족들이 반발했다.
전남경찰청은 무안국제공항에서 브리핑을 열고 “현재까지 수습한 시신의 훼손이 심하고 분리된 부분이 많아 시신을 유가족들에게 인계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수거된 시신 조각은 606편(조각)이고, 관련 DNA 검사에 10일 이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유족들이 시신을 인도받으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경찰의 검시조사보고서 작성과 국과수의 검안, 피해자 유족 조서작성과 검사의 인도 승인이 차례로 이뤄져야 한다. 현재 온전한 모습의 시신은 5구 정도에 불과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606편에 대한 DNA 검사를 국과수에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희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 위해 (신체를) 80% 이상 복원한 후 인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음 달 8일까지는 DNA 검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유족들은 수습된 시신의 신원이 1차로 확인되면, 무안공항 격납고 내 임시 안치실에서 시신을 직접 확인한다. 안치실에선 국과수 법의관과 목포지청 검사 등 10여명이 검안·검시를 진행한다. 이 같은 절차를 거쳐 희생자 5명이 연고지인 서울과 광주의 장례식장으로 운구됐다. 당국은 또 31일까지 검시 절차가 완료된 사망자 90명의 명단을 유족 대표단에 넘겨주기로 했다.
당국은 이날 오후 4시까지 시신을 임시 안치할 냉동 컨테이너 11개를 설치하겠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박한선 유가족 대표는 긴급 회견을 열고 “오후 5시까지 냉동시설은 설치되지 않았고 우리 형제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부패가 우려된다”며 “피해자의 마지막 존엄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