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보도, 종합일간지 ‘부정적’·국민일보 ‘긍정적’

입력 2024-12-31 03:05
국민일보가 올해 생산된 10대 일간지 뉴스 가운데 ‘교회’ 키워드로 빅카인즈에서 연관어 분석을 한 결과물이다. 국민일보를 제외한 9개 일간지는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구원파 계열 여고생 사망사건을 정통교회와 구분없이 강조한 보도가 두드러졌다(위쪽). 아래쪽은 국민일보 뉴스들의 연관어로 하나님 목회자 공동체 성도 다음세대 등이 강조됐다. 빅카인즈 캡처

올 한해 한국교회 관련 기사를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국민일보와 나머지 9개 종합일간지의 보도 방향이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9개 종합일간지가 주로 교회 관련 부정적 사건에 지면을 할애했지만, 국민일보는 목회자 하나님 성도 공동체 다음세대 지역사회 등이 연관어로 분석됐다. 국민일보가 이웃 나눔 사랑 등의 키워드로 한국교회의 사역을 집중 조명한 반면, 나머지 일간지는 이들 단어로 주로 기업의 봉사활동을 전하는데 지면을 할애했다.

키워드로 본 한국교회

국민일보는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8일까지 본보를 포함한 종합일간지 10곳을 대상으로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를 활용해 기독교 관련 기사를 분석했다. ‘개신교’ ‘교회’ ‘기독교’ ‘목사’ 등의 검색어로 조사한 결과 기독교 관련 기사는 총 1만5921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40건 이상 한국교회 관련 기사가 다뤄진 것이다.

국민일보를 제외한 나머지 종합일간지에 비친 한국교회의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 핵심 키워드로 천주교, 이슬람교, 예수, 가톨릭, 차별금지법 등의 단어가 산출됐다. 한국교회가 이끌었던 10·27 연합예배가 주로 조명됐고, 12·3 비상계엄 사태, 시국 메시지들이 종교계와 함께 묶여 발표됐기에 다른 종교가 언급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일보에서는 목회자, 하나님, 성도, 공동체, 다음세대, 지역사회 등의 단어가 두드러졌다.

종합일간지에 등장한 핵심 이슈로는 ‘구원파 계열 교회 여고생 사망사건’과 ‘최재영 목사 명품백 전달 사건’ ‘JMS 교주 정명석 성폭행 혐의 재판’ 등이었다.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구원파 계열 기쁜소식선교회는 인천에서 여고생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을 일으키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한 최 목사는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사회면과 정치면 기사에 등장했다. 정명석은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항소에서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다.

옥성삼 한국기독교언론포럼 사무총장은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도 국민일보를 제외한 종합일간지의 관심은 교회의 부정적 사건에 집중됐다”면서 “갈등적 반사회적 사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저널리즘의 속성이란 점을 인정하더라도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이 굳어지는 건 상당히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옥 사무총장은 “국민일보 세계일보를 제외한 8개 일간지에서 교회 관련 기사는 지난해 대비 약 15% 감소했다”며 “이에 따라 자연스레 지난해 대비 부정 성향의 보도 비율도 일부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체 연구한 결과 기독교에 관한 긍정 성향의 보도 비율은 9.0%로 지난해와 같지만 부정 성향은 13.6%에서 11.3%로 2.3% 포인트 감소했다”며 “보도 빈도와 부정 성향의 비율이 감소한 건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이 부정적 사건에 좀 더 민감하다는 ‘부정적 프레임’의 반증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 빛과 소금이 되길

한국교회의 빛과 소금 역할은 국민일보 보도에서 강조됐다. ‘이웃’ ‘나눔’ ‘사랑’ 등의 키워드를 넣고 분석한 결과 국민일보를 제외한 종합일간지에서는 ‘직원’ ‘임직원’ ‘사회공헌활동’ 등 주로 기업들이 주관한 봉사 활동들이 주목됐으나 국민일보에서는 한국교회의 예수 그리스도 사랑을 전하는 사역들이 집중 조명됐다.

국민일보자문위원회 위원장인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내년도 한국교회 과제로 ‘상식’과 ‘공동선’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공공성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지만, 그 공공성은 교회 안에 한정된 측면이 있다”며 “한국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교회의 투명한 행정과 엄정한 재정 관리가 필요하다. 복음을 잘 전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게 선결 과제”라고 진단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 신뢰도를 높이려면 교회가 스스로 당면한 문제를 자정해서 사회로부터 지적받을 여지를 줄여야 한다”며 “사후약방문이 아닌 앞으로 닥칠 일들을 미리 고민하고 예방하는 일에 국민일보가 방향을 잡아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동규 이현성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