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정기 취항 21일 만에 ‘참변’

입력 2024-12-30 03:12
사고 항공기가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 착륙 중 발생한 사고는 제주항공이 해당 노선에 정기 취항한 지 21일 만에 일어났다. 무안공항은 이달 초부터 개항 이후 처음으로 매일 국제선 정기 노선에 취항하는 등 일본·동남아 지역으로 노선을 운항해 왔다.

제주항공은 지난 8일부터 태국 방콕, 일본 나가사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대만 타이베이(타오위안) 4개 국제노선과 제주행 1개 국내노선의 정기편 운항을 시작했다. 제주항공이 무안공항에서 정기편을 운영한 것은 2018년 4월 취항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항공은 사고 노선인 무안~방콕에 주 4회 운항 중이었다. 사고 여객기인 보잉737-800(HL8088)은 사고 전날인 28일 코타키나발루를 출발해 무안으로 운항한 뒤 무안~나가사키와 무안~타이베이를 왕복했다. 이후 무안을 출발, 방콕으로 이동해 사고 당일 방콕에서 무안으로 돌아오던 중이었다.

무안공항은 제주항공 외에 진에어가 지난 2일부터 개항 후 처음으로 매일 국제선 노선에 취항했다. 일본 오사카, 도쿄(나리타)를 비롯해 대만 타이베이(타오위안)에 매일 운항 중이다. 국내선에선 제주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진에어와 제주항공이 이달 취항하기 전까지 무안공항 국제선은 대부분 비정기 노선이었다.

사고 비행기가 동체 착륙 후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만큼 무안공항 활주로가 짧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해당 공항 활주로가 다른 지방 공항에 비해 짧은 편은 아니다. 무안공항 활주로(1개) 길이는 2.8㎞다. 인천국제공항(최대 4.0㎞)이나 김포국제공항(최대 3.6㎞)보다 짧지만 해당 공항은 광동체(통로가 2개) 여객기 이용을 염두에 두고 건설됐다.

황영하 건국대 미래국방기술융합과 교수는 “랜딩 기어가 없으면 브레이크 미작동으로 감속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활주로 길이가 좀 더 길다고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도 “활주로 길이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세종=신준섭 김윤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