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역할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배우 올리비아 허시(핫세)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73세.
29일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과 버라이어티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올리비아 허시는 27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암으로 투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1951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아르헨티나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허시는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그를 부르는 이름 올리비아 핫세의 ‘핫세’는 허시를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 발음이 그대로 굳어져 현재까지 통용돼왔다.
그의 대표작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각색해 1968년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이 연출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1968)이다. 15세에 출연한 이 작품으로 허시는 이듬해 골든 글로브 신인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허시는 이 작품 속 청순가련한 줄리엣의 모습으로 여전히 회자하고 있다.
고인은 10대 때 경험한 큰 성공으로 한동안 방황하기도 했다. 그는 2018년 한 인터뷰에서 “너무 많은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났다. 하루아침에 슈퍼스타가 됐고 나는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이후 공포영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블랙 크리스마스’를 비롯해 ‘나일강의 죽음’, ‘아이반호’, ‘마더 테레사’ 등에 출연했다.
고인은 세 번의 결혼으로 세 자녀를 뒀으며, 딸 인디아 아이슬리는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남편 데이비드 글렌 아이슬리, 자녀 알렉스, 맥스, 인디아, 손자 그레이슨 등이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