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속에 지방이 많을수록 유방암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현욱·김민환 교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홍남기 교수, 연세대 의대 한수경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악액질·근 감소·근육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근지방증이 호르몬 양성 유방암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다. 노화 등으로 인해 근육에 지방이 끼는 근지방증은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발생과 그에 따른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암 치료에 미치는 영향은 규명된 바 없다.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암세포에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 수용체가 많은 유형이다. 연구팀은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 247명을 대상으로 치료 전 근육 속 지방량과 치료제(CDK4/6 억제제, 아로마타아제 억제제 병합)의 투여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근육 속 지방의 양은 3번 요추 부분의 근육과 지방을 촬영한 복부 CT를 기준으로 했다.
분석 결과 근지방증을 앓아 CT에서 근육의 방사선 밀도가 낮은 환자 83명의 암 진행 위험도가 근육 방사선 밀도가 정상인 환자보다 84% 증가했다. 특히 폐경 전의 젊은 환자군과 폐 또는 간 등 내장 장기로 암 전이가 없는 환자군에서 근지방증이 있으면 치료 효과가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폐경 전 환자가 근지방증이 있으면 대사 조절 기능 이상이 동반돼 치료 저항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내장 장기에 전이가 없더라도 근지방증이 있으면 전이가 있는 환자만큼 예후가 나쁠 수 있음을 밝혔다.
김현욱 교수는 30일 “유방암 환자 치료에 약물뿐만 아니라 영양 관리와 운동 요법 등을 통한 근육의 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