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을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철강과 배터리 업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폐기물 재활용은 환경 보호뿐 아니라 비용 절감과 자원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사들은 2050년 탄소중립을 앞두고 철스크랩(Scrap)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쇠 부스러기나 고철을 뜻하는 철스크랩은 주로 기계 및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다. 철스크랩은 전기로를 이용해 철을 만들 때 핵심 원료로 쓰이는데, 이는 철광석을 고로(용광로)에 녹이는 전통적인 방식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70~80% 줄일 수 있다.
관련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철스크랩 시장 규모는 올해 4208억3000만 달러(621조1450억원)에서 2032년 5687억6000만 달러(839조4897억원)로 약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현대제철은 2030년까지 철 스크랩을 사용하는 전기로를 확대해 탄소 배출량을 지난해 대비 12% 감축할 계획이다. 포스코도 2025년까지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t 규모의 관련 전기로를 신설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역시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니켈·코발트·리튬 등 핵심 광물을 회수하는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은 폐배터리에서 핵심 광물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전문 리사이클링 기업과 협력해 원자재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SNE리서치의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는 연평균 33% 증가해 2030년에 411만대, 2040년 4222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조사됐다. 폐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사용 후 배터리도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는 이를 재활용한 시장 규모가 2089억 달러(308조3364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