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12월 30일] 총체적 복음, 통전적 증인

입력 2024-12-30 03:06

찬송 : ‘주님의 명령 전할 사자여’ 504장(통266)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요한복음 20장 21~22절


말씀 : 영어 단어 ‘위트니스(witness)’는 문맥에 따라 명사(증인) 또는 동사(증거하다)로 번역할 수 있는데 성경은 전도나 선교를 포함한 ‘증거 행위’ 이전에 그 행위자, 즉 ‘증인’에 초점을 맞춥니다. 증인이라면 당연히 증거 행위라는 열매를 맺겠지만 증인이 아닌 사람에게 행위를 강요하는 것은 성경이 거부하는 율법적 종교일 뿐입니다.

요한복음 1장에 등장하는 세례 요한도 그리스도의 증인입니다.(요 1:8) 그런데 단순히 그리스도에 관해 설명하는 차원에 머물지 않습니다. 존재와 삶으로 그리스도를 닮아가고 담아내는 제자도가 성경이 말하는 증인의 자질입니다. 오늘 본문은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에게 그 개념을 명시적으로 설명하시는 내용입니다.

성부께서 성자를 보내신 것처럼 이제 성자께서 제자들(교회)을 세상에 보내십니다. ‘보내심’을 넘어 ‘보내시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진, 짧지만 심오한 구절입니다. 성부 하나님이 성자 예수님을 세상에 어떻게 보내셨는지 그리고 보냄 받은 성자께서 세상에서 어떻게 사셨고 어떻게 일하셨는지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자처럼 세상에 보냄 받은 ‘그리스도의 몸’다운 존재와 삶의 증인이 되라는 것입니다.

역사적 교회는 성경이 가르치는 총체적 복음을 개인 구원 차원으로 축소했을 뿐 아니라 그리스도를 닮은 통전적(전인적) 증거도 말 몇 마디로 대체하려는 오류를 범해왔습니다. 오늘날 만연한 기독교 혐오증은 대적하는 이들의 악의적 방해에도 일부 원인이 있겠지만 이원론에 빠져 복음을 축소하고 전도와 선교를 단순한 종교활동으로 변질시킨 교회의 잘못이 더 본질적 원인일 것입니다.

주님은 제자들을 부르신 후 산 위에서 설교하시면서(산상수훈) 탁월한 메시지를 제자도의 원리로 주셨습니다. 그 첫머리에서 주님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 … 세상의 빛이라”(마 5:13~14)고 말씀하십니다. 단순히 소금과 빛에 관해 설명하라는 게 아니라 부패하고 살맛 안 나는 세상에 소금이 되고 어두운 세상에 ‘참 빛’이신 주님 닮은 빛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말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단순히 복음에 관해 설명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주님은 공생애를 통해 많은 말씀을 하셨지만 누구도 그분을 ‘말쟁이’라고 비난하지 못할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명하신 그분은 실제로 원수를 사랑하셨고 섬김을 받기보다 섬기러 오셨다고 말씀하신 그분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복음 증거도 그래야 합니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그리스도처럼 통전적 증인으로 존재하고 살아가는 방도를 마지막 날인 내일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샬롬.

기도 : 우리를 진리로 이끄실 뿐 아니라 진리의 증인으로 부르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처럼 우리 존재와 삶을 통한 증인으로 세상을 축복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민영 은퇴 선교사 (전 국제위클리프 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