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G마켓 - 中알리익스프레스 ‘이커머스 동맹’

입력 2024-12-26 19:15 수정 2024-12-27 00:21
게티이미지뱅크

신세계그룹이 C커머스 선두주자인 알리바바그룹과 전격 협력에 나선다. G마켓과 알리바바의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법인과 합작 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이커머스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품질 문제와 관련해 잡음이 많았던 C커머스와의 협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고 26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 설립을 목표로 내세웠다. 합작 법인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편입된다. 당분간 두 플랫폼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출자는 5대 5로 진행되고, 신세계그룹은 100% G마켓 현물출자 방식으로 참여한다.

알리익스프레스가 기대하는 내용은 자명하다. G마켓의 60만 셀러(판매자)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장할 수 있다. G마켓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해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알리바바는 글로벌 탑티어 이커머스 그룹이지 않나. 알리바바가 가진 IT 능력과 결합하면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C커머스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여론 때문이다. 알리가 저품질 상품을 싼값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에 대해 업계뿐 아니라 소비자들 또한 문제로 삼아 왔다. 신세계그룹이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무나 알리나 한국에 들어와서 품질 문제 등으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지 않았느냐”며 “소비자 경험이 상당히 중요한 게 이커머스인데 양측이 손을 잡았다는 것만으로 시너지를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기대도 있다. 신세계가 G마켓을 3조4400억원에 인수한 이후로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민하게 움직이는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협업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합작법인을 통해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시너지가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2021년 G마켓 지분 80.01%를 약 3조4400억원에 매입했다. 신세계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 중 꾸준히 흑자를 내던 G마켓은 인수 첫해를 제외하고 2022~202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 2강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상품 다양성과 가격 경쟁력이라는 강점에 더해 국내에서 신뢰도를 갖춘 지마켓과 협력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967만6267명으로 이커머스 앱 분야 2위에 올랐다. 그러나 1위 쿠팡(3219만9655명)과 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추격의 동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