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소재 대학을 졸업한 조성태(28)씨는 서울의 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2년 가까이 취업 준비를 하다 5개월 전부터 생계를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 조씨는 25일 “마케팅 분야에서 정규직 일자리를 찾고 있는데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좋지 못했다”며 “취업에 성공한다면 바로 그만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씨처럼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주당 취업 시간이 36시간 미만이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통계상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로 분류한다. 취업자이지만 더 많이 일하길 원하는 사람들이어서 ‘불완전 취업자’로도 불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수는 총 76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 증가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과정에서 ‘현재 하는 일의 시간을 늘리고 싶다’거나 ‘현재 하는 일 이외의 다른 일도 하고 싶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할 수 있는 일(직장)로 바꾸고 싶다’고 응답한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11월 기준 해당 취업자 수는 2015년 48만1000명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109만5000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2022년 69만명대로 감소한 뒤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청년층(15~29세)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기준 12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6% 늘어 지난해 8월(24.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장시간 근로 직원을 두기 부담스러워진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을 중심으로 단시간 일자리가 늘어난 상황과 맞물린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비경제활동인구와 달리 통계상 취업자로 잡힌다. 그러다 보니 지난달 실업률은 2.2%로 지난 6월 이후 5개월 연속 3% 미만을 기록했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63.2%로 11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청년층의 ‘고용 이탈’ 현상이 놓여 있다. 정규직 등 안정된 일자리는 한정된 상황에서 취업에 실패하거나 그 기간이 길어지는 청년들이 생계 등을 이유로 단시간 일자리에 뛰어들거나 아예 아무 경제활동도 하지 않는 것이다. 청년층 실업률은 지난 8월 4.1%로 바닥을 찍고 지난달 5.5%까지 반등했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층(25~34세)도 지난해 3분기 33만6000명에서 올해 3분기 42만2000명으로 1년 만에 25.4% 뛰었다.
청년층 불완전 취업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이탈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경우 한국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종선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전까지 생계를 위해 단시간 일자리에 머무는 현상은 한국 경제 전체에 타격을 준다”며 “양질의 일자리 확대 정책과 더불어 대기업 등의 청년 고용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