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이정현이 산타클로스로 변신했다. 이정현은 팀 내 최다 득점을 책임지는 에이스다운 활약으로 소노의 성탄절 축포를 견인했다. 소노는 긴 연패 뒤 연승 행진에 성공하며 중위권 도약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정현은 25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원주 DB와의 2024-2025 KBL 정규리그 경기에서 22점 7어시스트로 활약하며 팀의 87대 81 승리를 이끌었다. 한때 11연패 늪에 빠져 리그 최하위권으로 처졌던 소노는 최근 3연승으로 반등의 발판을 놨다.
이정현 외에도 디제이 번즈, 이재도(이상 17점), 최승욱(14점) 등이 두 자릿수 득점을 쌓아 팀 승리에 기여했다.
소노는 지난달 초 주득점원 역할을 하던 이정현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8경기를 건너뛴 이정현이 복귀한 뒤 연패를 끊어내며 다시 오름세에 접어들었다. 이정현은 부상 여파 없이 건강한 몸 상태로 돌아와 상대 수비들의 집중 견제를 뚫어내고 있다.
이정현은 경기 후 “부상으로 몇 경기에 나서지 않아 체력이 많이 남았다. 중위권과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차근차근 따라간다면 5라운드 이후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반전시켜서 3연승에 성공했으니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8위 소노(8승 13패)는 이번 승리로 7위 DB(10승 12패)와 승차를 1.5경기로 줄였다.
KBL 데뷔전을 치른 새 외국인 선수 알파 카바와의 콤비 플레이도 예고했다. 프랑스 출신의 208㎝ 빅맨 카바는 이정현의 도움을 받아 엘리웁 슛으로 데뷔 득점을 올렸다.
승리는 거뒀지만 이날도 위기가 없진 않았다. 소노는 올 시즌 뒷심 부족으로 지는 경우가 많았다. 20점 이상 벌어졌던 점수 차가 4쿼터 3분을 남기고 7점까지 좁혀졌다. 하지만 이정현이 경기 종료 32초 전 다시 10점 차로 벌리는 속공 레이업슛을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부산 KCC에 성탄절 선물을 안긴 건 허웅이었다. KCC는 이날 부산사직체육관에서 펼쳐진 안양 정관장과의 홈경기에서 94대 68로 대승을 거뒀다. 허웅은 3점슛 4방을 포함해 26점을 쏟아내며 팀의 4연패 탈출을 지휘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