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여파에 사업을 접는 자영업자가 많아지면서 올해 소상공인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도 10.1% 증가한 수치는 불황을 실감하게 한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지난달까지 1조3019억원이 지급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1820억원)보다 10.1% 증가한 수치다. 노란우산 공제는 중기중앙회가 폐업이나 노령 등의 생계 위협으로부터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2007년도에 도입했다. 폐업 시 가입 기간과 납입 금액에 따라 공제금을 받을 수 있다. 사업 실패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소상공인의 경영 어려움을 가늠할 수 있는 신용보증재단 대위변제금 역시 급증했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빌린 돈을 지역 신용보증재단이 갚아준 대위변제금은 2022년 5076억원에서 지난해 1조7126억원, 올해는 지난 10월까지 2조578억원으로 늘었다. 2년도 채 되지 않아 무려 46% 이상 급증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전기세나 공과금 내기도 버거워 폐업을 고민 중이다’ ‘역대 최고로 피바람 부는 연말에 장사 8년 만에 최저 매출 찍었다’ 등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이 쏟아진다.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487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자영업자들은 시장이 힘들 때 버틸 수 있는 힘이 많지 않다”고 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