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의 한 상가 건물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지역 내 청소년을 위해 ‘천원 밥상’을 차리는 ‘석식당’엔 최근 스피커가 하나 배달됐다. 청소년들을 위한 석식당의 따스한 이야기를 전한 국민일보 보도(2024년 10월 26일자 7면 참조)를 통해 아이들이 휴대전화를 스피커에 연결해 음악을 감상한다는 내용을 본 서울의 한 교회가 전해 온 선물이었다. 석식당을 운영하는 최현석 정류장교회 목사에게 응원을 보내고 설교를 요청하는 교회들도 생겼다. 최 목사는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도 작은 기적이 선물처럼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난 22일엔 중고등학생 24명을 초대해 크리스마스 파티도 열었는데 그중 18명이 태어나 처음 교회에 와 본 친구들”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더 미션이 올 한 해 전한 온기를 담은 이야기들은 갈등과 경쟁, 혐오가 넘치는 사회에 크고 작은 희망을 남겼다. 기사를 통해 소개됐던 주인공들은 보도 이후 더 감사하고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었다. 이들의 ‘그 후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음 채우던 식당에 찾아온 도움의 손길
석식당 사례는 지역 교회들도 변화시켰다. 여력이 부족한 개척교회의 열정에 인근 교회 성도들이 주방봉사, 예배진행 스태프로 나섰다. 초대된 아이들을 위한 케이크와 선물 준비에 나선 교회도 있었다. 위기의 순간 최 목사를 만나고 변화한 아이들도 있다. 최 목사는 “전세사기를 당해 공황장애까지 겪던 친구가 건강하게 회복해 ‘꼭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며 찾아왔다. 잠 잘 공간을 구해줘야 했던 또 다른 친구는 ‘소개받은 일터에서 4개월째 잘 근무하고 있다’고 연락해 왔다”고 전했다. 최 목사는 내년에도 의미 있는 사역을 준비 중이다. 그중 하나는 지역 내 후기 청소년(만 19~24세)과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멘토 여행’이다. 그는 “위기 청소년 사역을 10년 넘게 해오다 보니 변변한 여행 한 번 해본 적 없는 친구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보도 후 귀하게 후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봉사자 선생님들과 함께 떠나는 제주도 여행을 계획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난청의 어려움 위로한 기적 같은 선물
유전성 난청으로 작은 소리나 뒤에서 들리는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이이현(가명·11)군은 ‘기적을 품은 아이들’(8월 26일자 36면 참조) 보도 이후 모금된 후원금으로 보청기 선물을 받게 됐다. 할머니 김성희(가명·68)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성인이 되면 청력이 지금보다 저하될 가능성이 커서 대비가 필요한데 보청기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현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형과 함께 지내며 서울대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손주들이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도록 우리 부부도 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고 했다. 이어 “치료비, 생활비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신앙의 힘으로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승리’ 외치던 그녀, 새해에도 외침 계속
교회 일상 릴스로 80만명 넘는 이들에게 현실 웃음과 감동을 전한 정은지(39) 집사(7월 29일자 31면 참조)는 최근 만난 자리에서도 특유의 유쾌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더 미션에 소개된 후 사역이 더 확장됐다는 그는 여전히 ‘정 많은 정집사’로 활약 중이다. 기사를 본 독자들이 초청 강연을 요청해 교회에서 ‘부모 승리 콘서트’를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국 20여개 교회를 방문했다. 정 집사는 “최근에도 낮고 연약한 교회들을 찾아가 웃음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며 ‘승리’ 구호를 외쳤다”며 “하나님께서 상처와 아픔이 있는 교회와 성도들이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나를 도구로 사용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은 아는데 기독교인과 교회를 싫어하는 이들이 많다”며 “기사를 보고 연락해오는 가나안 성도들을 심방하거나 상담하는 일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해에도 지금처럼 승리를 외치며 어려움을 겪는 교회와 이웃을 찾아가 당찬 외침을 전할 계획이다.
하나님의 공의 이뤄질 ‘그날’ 기대
2022년 12월 6일 강릉시 홍제동에서 친할머니가 운전하던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다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도현(사망 당시 12세)군의 아버지 이상훈(43) 집사는 국민일보의 ‘그날’ 시리즈 보도(7월 16일자 36면 참조) 이후 큰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집사는 당시 사랑으로 도현이가 이 땅에 온 그날, 사고가 난 그날, 그리고 천국에서 다시 만날 소망의 그날을 이야기하며 생명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했다. 이 집사 목소리가 담긴 영상은 더미션 유튜브 채널에서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이는 당시 이 집사가 제안한 이른바 ‘도현이법’ 제정을 위한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9만명의 동의를 얻는 데에도 힘을 보탰다.
이 집사는 “많은 분이 우리 가정의 아픔에 공감해 주시고 청원에 동참하며 기도로 함께해 주셔서 큰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었다”며 “인터뷰에서 나눈 천국 소망에 대한 고백이 이제는 내 삶과 우리 가정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돼 오늘도 슬픔을 이겨내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됐던 도현이 할머니는 지난 10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남은 과제는 차량 제조사와의 법적 다툼과 관련 법 개정인데 탄핵 정국으로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어 언제 법안 통과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그래도 이 집사는 “하나님의 공의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며 “새해에는 국회에서 법안 상정과 통과가 신속히 이루어지길 바란다. 앞으로도 관심을 두고 함께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기영 박효진 유경진 김수연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