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12월 27일] 예수 그리스도, 길과 진리와 생명

입력 2024-12-27 03:09

찬송 : ‘곧 오소서 임마누엘’ 104장(통10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요한복음 1장 1~5절


말씀 : 마태, 마가, 누가가 기록한 처음 세 복음서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사역(what)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요한복음은 그분이 누구신지(who)에 초점을 맞춥니다. 신문에 비유하자면 공관복음이 다양한 사건사고에 관한 기사라면 요한복음은 사설에 가깝습니다. 공관복음 기록자들은 주로 사실을 기록하고 독자에게 해석을 맡기는 편인데, 요한의 복음서와 서신서에는 그의 신학적 반추와 성찰이 풍부하게 담겨 있습니다. 아마도 그 중 최고봉은 지난 며칠간 살핀 요한복음 1장일 것입니다.

공관복음과 달리 요한복음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소개하는 일곱 가지 선언(‘I am’)이 특징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생명의 떡’(6:35), ‘세상의 빛’(8:12), ‘양의 문’(10:7), ‘선한 목자’(10:11, 14), ‘부활이요 생명’(11:25), ‘길이요 진리요 생명’(14:6), ‘참 포도나무’(15: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는 피조물이 아닌 창조주이신데 1장 9절은 그분을 ‘참 빛’이라고 선언합니다. 요한복음 1장 1절의 ‘태초’가 창세기 1장 1절에 기록된 물리적 시간의 출발점과 대조되는 원초적 영원을 가리키듯 그리스도를 지칭하는 ‘참 빛’은 물리적 빛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리를 반영하는 원초적 빛을 가리킵니다. 창세기 1장에서 혼돈과 공허와 흑암에 대한 하나님의 해법이 해와 달과 별의 창조(창 1:16) 이전의 근원적 빛의 창조(창 1:3)였음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후에 주님이 친히 “나는 세상의 빛”(요 8:12)이라고 선언하심으로 그것이 요한의 주관적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리임이 재확인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주님의 자기 선언은 앞서 말한 참 빛의 개념을 더 분명하게 설명합니다. 그리스도는 유일무이한 참된 길이시고 진리이시며 생명이십니다. 여러 길들 중 하나(a way)라든가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진실들 중 하나(a truth) 또는 다양한 생명들 중 하나(a life)가 아니라 주님만이 참된 길(the way)이시고 참된 진리(the truth)시며 참된 생명(the life)이시라는 명시적 선언입니다.

요즘 길거리에서 ‘도를 아십니까’라며 추근대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들과 세상에게 필요한 참된 도(길)는 그리스도시고 그분 외에 다른 길은 없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법정에 서신 주님께 빌라도는 “진리가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진리 자체이신 그분이 거기 계신데 말입니다. 광야의 돌들로 떡을 만들어보라는 마귀의 시험에 대해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하신 주님은 “내가 곧 생명의 떡”이라는 자기 선언을 통해 그분이 참 생명임을 가르치십니다. 비진리가 기본값인 세상에서 헤매는 이들에게 참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그리스도의 성탄 소식이 전해지기 바랍니다.

기도 : 구원의 유일한 길이 되셔서 참 진리와 생명을 회복시키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여전히 헤매는 세상에게 복된 성탄 소식을 전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민영 은퇴 선교사 (전 국제위클리프 부대표)